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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세 월 본문
세 월
인생이란 길을 하염없이 걷다 보니
이제 산등성이에 오른 듯
저 아래 구름이 보인다.
내 삶에 단풍이 물들고 있는 징조란다.
문득 해가 지고 한 해가 또 지나며,
작은 일에도 퍼득이던
노여움의 감정은 무뎌지고
자꾸 옛 것이 그리워진다.
이루고자 하는 욕심이 사그라지며
마음속의 각이 자꾸 둥그래지고
의지할 곳 찾아 두리번거리니
그게 나이들어 가는 징조란다.
살다보니
모든 게 자꾸 그리워지고
원망도 되새겨 보게 되니
그게 사람 살아가는 길인가 보다...
늘
너는 우리에게
삶의 길을 제대로 가르쳐 주었다는 걸
늦게 깨달은 무지가 아쉽다.
우리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겠지만,
늦었으나 이제라도 한 번쯤은
쉼 없는 널 그리워하자는 게
그게 나이들어 가는 징조란다
2010 - 09 - 26 - 그루터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