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y.c.s.정모
- piano
- 당화혈색소6.7#녹내장주의#아마릴정1일투여량1알줄임#자월보신탕24년3월폐업
- 석민이#경민이#도화동시절
- uptempo
- 70-80bpm
- 인천시민과함께하는시화전
- 60bpm
- 추억의도시
- 감정의 깊이가 다른 말
- 경로석#한국근대문학관#윤아트갤러리
- 오블완
- 양파즙#도리지배즙#배도라지청#의약용파스#완정역#호경형
- 1mm 치과
- 동인천역 가새표#남수#보코#친구들
- new trot. male vocal. 60bpm. piano. cello. orchestra. lyrical. languid.
- 티스토리챌린지
- fork. male vocal. 75 bpm.piano. cello. lyrical. lively.
- 인학사무실#참우럭#놀래미#도미#금문고량주#두열#제물포#마장동고깃집#마장동
- lost in love "잃어버린 사랑" - 에어서플라이 (air supply)#신포동#ai가사
- Saxophone
- 인천 중구를 사랑하는 사람들
- jzzz&blues
- 누가바#상윤네집#진열이#금복
- 碑巖寺
- male vocal
- 익숙해질 때
- blues&jazz
- 인천대공원#포레#파반느#단풍
- male base vocal
- Today
- Total
형과니의 삶
道士 를 만나다 본문
道士 를 만나다
오래전 연이은 사업 실패로 마음이 거칠어졌을 때의 일이다. 집에는 쌀 한 봉지 살 돈이 없어 무엇이라도 해야 할 판이라 알림방에서 안내해 중 어느 작은 일터를 찾아갔는데 급료는 형편없었고 근무환경도 아주 열악했지만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어서 바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함께 일하는 분들이 20 여명가량 되었으나, 많은 분들의 얼굴에는 삶의 고통이 짙게 배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분위기는 냉랭하였고 사소한 일에도 서로 싸움들을 하며 욕설이 난무하던 곳으로, 나 역시 그곳의 거친 환경 속에 차츰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도사라고 불리우는 분께서 술 한잔 하자며 손을 잡아끌었다. 술잔이 몇 순배 돌고 나서 그분은 내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 김 형 ! 이곳은 일하는 환경이 힘들고 거칠어도 속마음은 다들 순박한 사람들이니 그저 얼굴 마주칠 때마다 빙긋이 한 번씩 웃어주다 보니 다 내 친구가 됩디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가슴속을 아프게 훓고 지나가는 깊은 울림이 있었으니 그분은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무너져 가고 있는 나를 너무 잘 꿰뚫고 있던 것이다. 실패한 인생이 보여주는 좌절감.. 그로 인해 나타나는 굳은 행동과 가면뒤의 나약한 얼굴을 찬찬히 보고 일러준 말이었다. 거기다가 눈으로만 사람들을 판단하던 나의 오만함까지 지적하며 정신 차리라는 일갈을 해 주신 것이다.
되돌아 생각해 보니 그처럼 거칠던 사람들도 그분에게만큼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하던 모습들이 떠 오른다. 그랬다. 처음부터 눈이 맞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있을 수 없기에 도사님은 어느 상황에서나 긍정적인 마음으로 O.K를 외치며 업무를 처리하면서 웃음으로 그 거칠던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하나 자신의 품속에 담고 있었던 것이다.
상대의 시선을 바라보고 기다리면서 넌지시 한 손을 내밀던 진정 인생의 고수인 도사님이었다. 그 분의 한 마디 가르침 덕분에 거칠던 마음을 새로이 다스리며 추스를 수 있었고, 얼마 뒤 지금의 직장으로 옮겨 올 때는 동료들로부터 따뜻한 인사를 받으며 떠날 수 있었다.
2010 - 01 - 13
'내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禁雨祭 를 지내야만 할까? (1) | 2023.01.05 |
---|---|
김 현관의 당구 이야기 (0) | 2023.01.03 |
다이나 (1) | 2023.01.03 |
40 년만의 해후 (0) | 2023.01.03 |
엄마와 엄니 (0) | 2023.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