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우리 어릴적 풍경들
https://youtu.be/8zc9Xfo0JkQ?si=Vxw9iwrNr5DLOCsb
경복궁에 가면 국립민속박물관이 있습니다. 인사동과 북촌엘 들렀다 삼청동으로 내려 오는 길에 잠시 들러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곳입니다.그저 너른 박물관을 서성이기만 해도 눈에 차는 풍경들이 그대로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곳이지요.
정문을 들어 서면 제일 먼저 장승들과,돌탑 솟대 그리고 효자각이 반깁니다. 오른쪽으로 슬쩍 돌다 보면 문인석과 돌하르방등 석재 조형물들과 연자방아 물레방아의 모습도 보입니다.
그 곳을 지나면 빨강전차가 우리를 반깁니다. 내가 타고 타니던 전차는 짙은 녹색과 병아리빛이었는데 이 전차는 타본 기억이 없어요..전차에 대한 시비는 이 정도로 해 두고 전차 뒤편으로는 6-7십년대 조그만 읍내로 보이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우리들의 기억에 선명하게 각인 된 퐁경들이지요.
담배파는 구멍가게,이발소,다방,만화방,그리고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전파사와 옛날 교실 풍경들이 우리의 시선을 잡아 둡니다. 특히 연탄난로위에 놓은 도시락을 보면 별 생각들이 다 들겁니다.하지만 책걸상을 보면 60년대 같기도 한데 연탄난로를 썼던가요..70년초까지는 조개탄과 석탄을 병행해서 쓴 것으로 기억 나는데..기억의 편린들이 주는 헷갈림일 수도 있겠지요..
복덕방의 전 월세방이라고 쓴 모습을 보자니 그 시절 사글세(삭월세)라고 부르던 곳에서 살아 가던 이 땅의 많은 부모님과 우리들의 이야기가 주마등처럼 흐릅니다.지금은 너 나 할 것 없이 전세건 자기집이건 이자를 내는 월세집에 살고 있지요.. 반공방첩 표어가 주는 그 시절의 미술시간도 기억 나구요..흔하디 흔한 "무찌르자 공산당" "반공 방첩"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분단국가의 교시를 머릿곡에 담으며 꼼꼼하게 도화지를 채워 나가던 그 기억들도 아스라 합니다...
이곳 저곳을 다니다 보면 새마을 노래와 국민교육헌장을 외우던 그 시절이 하나 둘 기억에 젖어 올겁니다. 하나같이 상고머리와 단발머리에 무채색의 옷을 입었던 친구들.기계충에 걸려 땜빵을 하고 학교에 오던 친구도 한 두명씩 있었고,언청이라 부르는 친구도 하나쯤은 보였는데 지금은 모두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딱지치기를 하노라면 문득 내민 검정 고무신 발주위로 까만 때가 눈에 차는데 발등에 이름을 쓸 수 있던 하얀운동화를 신은 친구들 보면 공연히 주눅들던 기억들이 더 삼삼합니다...
이 곳은 그냥 편히 산책하듯 한바퀴 무난하게 돌고 나올 수 있습니다. 거대한 박물관 건물뒤로 보이는 인왕산의 자애로움도 함께 느낄 수 있고, 맑은 공기와 단풍의 정취도 함께 느껴 볼 수 있습니다.버스를 타고 가다 한 순간 내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끼며 들러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 어릴적의 기억을 반추해 볼 수도 있는 그런 곳이니 한 번 들러 볼만한 곳이지요...
2012. 10. 27 비오는 날 -그루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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