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인천] 소래습지생태공원에서

김현관- 그루터기 2023. 1. 30. 01:28

소래습지생태공원에서


여름을 알리는 입하를 하루 앞두고 새파란 하늘의 유혹에 이끌려 삼십여 년 동안 마음만 함께 하던 이 곳 '소래습지 생태공원'을 찾았다. 포구는 간혹 들렀어도  한 귀퉁이로 떨어진 이 곳으로 발길이 선뜻 옮겨지지 않은 탓인데 그건 아마도. 목적하는 바가 틀렸고 가보고자 하는 기대감이 크지 않아,  언제고 한번 쯤은 가겠지라는 기대감 없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이겠다.  

하지만 아주 오래 전!  우리들은 소래의 을씨년스럽고 황량한 폐염전터에 모여 며칠 뒤 군에 입대하는 친구의 벌겋게 충혈된 눈자위를 연민의 가슴으로 바라보면서 밤새도록 술마시며 목청이 터져라 이별의 노래들을 불러 제끼고 있었다. 바로 이 곳 어딘가에 그 시절 청춘의 그림자가 함초롬 숨어 있는 의외의 장소이기도 하다. 

 그때 그 청춘을 그려 보고  오늘은 친구하나 꼬드겨 이 곳에 새로운 청춘의 이야깃거리들을 쟁여 두었다. 이제 시간 지나면  기억의 뚜껑을 열어 추억이라 반추하면서 오늘을 얘기하겠지..

 2018.5.4 그루터기 - 예훈이와 다녀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