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충남서산] 꽃을 보고 바다를 보고 - 삼길포에서

김현관- 그루터기 2023. 1. 30. 01:55

https://youtu.be/pPF8pTSUHkM?si=6z3PZGmnH7mtpHJD

 

 

꽃을 보고 바다를 보고 / 삼길포에서

마가렛의 흥겨운 춤을 뒤로하고 아산의 삼길포로 발길을 돌렸다. 행담도에서 잠시 당진발전소에서 정년을 맞이한 성욱에게 안부전화도 하고 합덕에 사는 행철에게 당진을 지나고 있다면서 안부인사 겸 통과신고도 하였다. 여기저기 논두렁이를 보니 모내기가  한창인데 마침 행철이도 모내기중이라 함께 하지 못하겠다고 미안함을 전하는데 일하는 친구가 꽃과 바다를 보며 소풍다니는 친구에게 미안할 일이 뭐가 있을까!  "수고해라 친구야!"

인천은 명색이 바다에 둘러 쌓인 동네지만 막상 바닷물을 접하기는 저기 내륙지방의 총청도나 비슷하다. 섬을 제외하고는 기껏 접해봐야 기름에 찌든 못난이 바닷가라 그저 스쳐 지나 보는 것만으로 족하다. 외려 인천사람들은 멀리 있는 바다를 동경하고 찾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는 서해 앞바다를 방치하고 그나마 남아 있는 해양생태의 보고인 갯벌마저 거침없이 막아 대며  바다를 망치는데 앞장서는 중앙및 지방공무원들과 관련기관들, 입으로만 나불대는 정치인들을 몰아 내고 국민들이 앞장서서 바다의 생태복원과 친수환경의 정비를 시작해야 할 합당한 명분이다. 

대호방조제 끄트머리에는 우리가 찾아 간  유명한 포구가 하나 자리 잡고 있다. 이름하여 "삼길포"! 이 곳은 방조제가 들어서기 전까지는 대규모 포구로서 물동량이 엄청 났다고 한다. 포구 가득 생선 비린내가 진동을 하고,지역 경제가 활발할 당시에 근처의 섬사람들과 뱃사람이 어울려 흥청대는 노랫소리가 서해 앞바다를 넘어 저 중국에까지 이르렀다는 말이 흐를 정도였다는데,

이제는 은성했던 영화는 뒤로 하고 고깃배와 낚싯배로 옹골지게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오래전 방문할 때는 없었던 큼직한 수산물직매장도 눈에  띄고 부교를 만들어 고깃배들이 잡아온 생선을 회 떠주는 "회뜨는 선상" 도 운영하며 객들의 발길을 그러 모으고 있다.  어느 곳이나 흥망성쇄가 있는데 이곳은 물동량이 줄었어도 지혜로운 변화의 대처로 인해 알찬 포구 운영을 하고 있어 지금도 휴일이면 꽤 많은 외지인들이 찾는다고 하니 참 잘된 일이라 할 수 있다.

선상어시장에서 우럭과 간재미회를 쳐서 "전망좋은 회집"에서 바다를 내려다 보며 반주를 곁들인 저녁을 먹었다. 매운탕도 푸짐하고 우럭과 간재미의 맛도 기가 막히다. 무엇보다 아내와 함께 돌아 본 삼길포의 풍경이 보기 좋다. 

해가 서서히 지고 있다. 느즈막히 돌아 온 어선 하나에 갈매기떼가 새카맣게 몰려 있는데 아마도 그물에서 떼어 낸  잡고기를 바다에 던져 주는 가 보다. 귀가를 앞두고 갈매기에게 먹이를 나누는 어부의 마음이 평안하리라. 바닷가에는 낚싯대를 드리운 부부의 모습이 정겹다. 아쉬움을 담고 천천히 삼길포를 떠나는 차창의 뒤편에 지는 해의 붉은 빛이 따스하다. 

2018.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