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군산] 초원사진관주변

김현관- 그루터기 2023. 2. 1. 01:15

https://youtu.be/yZW9mwxgWCk?si=slX7UJy0ibFaw95f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와 초원사진관, 해망굴

왠지 시장기 같기도 하고 몸살 기운 같기도 한 것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이 도시. 사랑과 유사 감정인 이 애매한 기운 때문일까? 군산 말고 다른 도시를 배경으로 한 <8월의 크리스마스>는 상상하기 힘들다. 시한부 인생을 살며 너무 젊은 나이에 죽음과 대면하게 된 정원(한석규 분), 생의 활기로 가득한 다림(심은하 분)의 짧은 사랑, 그 이야기를 이 도시의 도처에서 촬영했다.

나이 든 아버지에게 작은 사진관을 물려받은 정원의 일터이자, 찰나의 사랑이 스쳐가던 곳은 도시 한 귀퉁이 신창동의 초원사진관이었다. “내가 어렸을 때 아이들이 모두 가버린 텅 빈 운동장에 남아 있기를 좋아했었다. 그곳에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고, 아버지도 그리고 나도 언젠가는 사라져버린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정원의 회고하는 음성이 흐르던 학교 운동장은 군산서초등학교였다. 친구(이한위 분)와 거나하게 술을 마신 정원이 “철규야, 나 곧 죽는다”라고 고백하던 담벼락은 군산서 초등학교 주변 교회의 담벼락이었고, 다림이 칼국수집에서 쫓겨나 동료와 햄버거를 먹다 장 보고 돌아오는 정원을 만난 곳(가까워지는 정원을 보며 얼른 햄버거를 동료에게 넘기던 다림의 행동과 표정만으로도 설렘을 느낄 수 있던 그 장면)은 해망굴이었다. 정원이 툇마루에 앉아 발톱을 깎고 먼 풍경을 바라보던 집도, 빨간 스쿠터를 타고 달리던 길도 모두 군산의 도처였다. - 출처 :행복이 가득한 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