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 Choclo - Quartango - Roxana & Fabian
유럽에서 처음 연주된 아르헨티나 땅고 음악.
El Choclo.원래의 뜻은 옥수수나 나막신을 의미한다고 하지만 남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1905년 아르헨티나 해군 군함 한 척이 유럽에 도착합니다. 남아메리카 식민지의 발전상과 문물을 소개한다!는 목적으로 파견된 훈련함으로 남미홍보단 정도 였던 모양입니다. 이때 여러가지 남미의 문물이 유럽에 소개되는데(진기한 원주민도 포함) 그때 유럽에 '땅고'가 공식적으로 소개됩니다.훈련함에 함께 타고 왔던 악단이 연주를 했는데 이 연주로 공식적이며 (왜 공식적이 중요한지는 뒤에 나옴) 근거가 확실한 유럽에서 연주된 최초의 탱고곡이라는 타이틀이 붙게 된 곡이 바로 이 'EL Choclo' 입니다.
El Choclo는 스페인어를 그대로 번역하면 옥수수의 수염 (옥수수 수염차의 바로 그 옥수수 수염입니다)이란 뜻입니다. 노래 제목 치고는 좀 생뚱맞죠. 공식적으로 이런 곡명이 붙게 된 사유는 탱고 작곡가 '앙헬 비요르도'가 연주도 하고 밥도 먹던 탱고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그 식당에서는 아르헨티나 전통요리 격인 '장님요리'라는 스튜가 인기메뉴였답니다.이 장님요리는 냄비속에 뭐가 들었는지 알 수 없는 낚시성이 있는 요리인 모양인데 작곡가가 몇 번을 뒤져도 계속 옥수수만 나오자 마침 막 작곡을 마친 곡에 옥수수라는 이름을 붙였다! 입니다.
포크에 걸려든 것은 옥수수인데 왜 제목은 '옥수수수염'이냐 라는 합리적 의심이 당연히 들테고 역시 여기엔 정사(正史)에는 밝히지 못할 사연이 있는거죠.
사실 이런것 때문에 '음지에 엎드려 양지를 호시탐탐 넘보는 야사'가 존재 가능한 것이겠죠. 잠깐 겉가지를 치자면 지금도 보수적인 우리나라에서는 탱고가 낯설기도 하고 좀 아는 사람에게도 그닥 건전한 춤으로 보이진 않을 겁니다. 나름 예를 갖춰서 남녀 내외하기를 도입한 유럽풍의 상체를 뒤로 제껴 가능한 한 멀리하는 '컨티넨탈 탱고' 조차 꽤 남사스러운 춤으로 보는 사람이 적잖고 그런 가식은 집어치우고 어두침침한 조명아래 끈적거리다 못해 녹아내릴 정도로 딱 들러붙어서 팔을 쓰는게 아니라맞붙은 가슴으로 리딩을 하고 팔로잉을 하는 본격 '밀롱가'스타일의 아르젠티나 탱고는 보면 허걱! 야하다 ! 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꽤 즈질과 가깝습니다.
애당초 춤의 시작된 곳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에스의 변두리 항구 보카라는 지역의 허름한 선술집이었으니 거리의 여자들,도박꾼, 밀수꾼에 사기꾼들이 진을 치고 살았고 유럽에서 한탕을 노리고 식민지에 왔으나 한 몫은 커녕 이국땅에서도 하층민으로 밀려난 인생들이 독한 술과 담배연기로 이루지 못한 야망을 날리는 곳에서 시작된 춤이 건전하면 이상한 거죠.
유럽 고향을 그리워 했으나 성공한 부자들처럼 유럽풍의 제대로 된 악단과 살롱을 갖출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가장 싸고 들고 다니기 편한 악기인 기타, 하모니카, 반도네온(독일계 이민자들이 들고 왔을것으로 추정), 바이올린 정도로 연주하면서 타향살이와 인생의 씁쓸함을 서로 붙들고 나누던 춤이었던거죠.
이런 시작때문에 탱고(땅고가 더 가까운 발음)는 이방인들의 춤으로 알려졌고 처음엔 바닥 상것들이 아닌 교양있는 사람들은 질색을 하던 천한 춤이었습니다. 남유럽의 왈츠, 쿠바의 아바나를 오가던 선원들이 묻어들인 하바네라,거기에 아프리카노예들과 함께 온 부두음악의 비트가 녹아들어간 특색있는 비트와 멜로디, 그리고 당시로서는 파격이다 못해 난잡하기 이를데 없는 남녀가 들러붙어 추는 춤은 손가락질을 당하면서도 금방 유행이 되었고 1905년의 공식 소개 이후 당시 유럽의 수도 파리에는 남미의 파리에서 유행한다는 탱고가 유행병처럼 급속하게 퍼지게 됩니다.
야사로 다시 돌아가죠. 작곡가는 공식적으로 그럴싸한 곡명 선정의 변을 내놓았지만 사실은 그 레스토랑에는 전속 탱고 댄서 언니가 한명 있었는데 춤을 아주 잘 췄던 모양입니다. 요즘도 그렇지만 그 당시 탱고댄서 언니들도 아주 잘나가는 텐프로 급들은 프로 댄서로서 전문직이긴 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같이 놀아도 주고 뭐 눈 맞으면 잠도 자고 그랬던 모양인데 우리 작곡가 양반이 이 언니에게 작업을 좀 걸었나봐요. 어지간하면 같이 춤도 추고 하면서 대충 콜 해 주는게 당시의 미풍양속인데 이 언니 엄청 깐깐했던 모양입니다.
몇번을 꼬셔도 안 주는(?) 언니에게 작곡가는 조금 삐지기도 하고 안달이 나기도 했던 것 같은데 마침 이 언니 머리카락은 붉은 머리였답니다.머리카락만 붉었는지 아랫도리도 붉었는지는 모르겠고 그 언니가 줄듯 줄듯 하면서도 안 주는게 마치 껍데기를 한참 벗겨도 계속 벗겨야 하는 옥수수같이 버티고 머리카락 마저 옥수수수염 처럼 붉어 새로 작곡한 곡명을 이 언니에게 헌정(?)하며 El Choclo 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하는 야사가 전해져옵니다. 예나 지금이나 바 언니들은 꼬시기가 쉬우면서도 쉽지 않았고, 즈질들은 그 언니들을 벗기려 무던히 노력했던 모양입니다.
출처 : 밀갤닷컴
http://www.millgall.com/fsboard/m_fsboard.asp?id=military2&mode=view&idx=169655&page=1#d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