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야기

사라진 동인천 포장마차

김현관- 그루터기 2024. 8. 13. 12:54

 

사라진 동인천 포장마차 / 김 현관

동인천 공영주차장 입구에 자리 잡고 있던 그 포장마차는 이제 아련한 기억의 한 조각으로 남아 있다. 부연 전구 불빛 아래, 삶의 그늘을 비추며 흔들리던 낡은 천막과 소박한 나무 테이블 위에 놓인 김치찌개, 그리고 소주 한 병. 무엇보다도 그곳을 채웠던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한숨이 이제는 고요한 적막 속에 잠들어 있다.

오늘, 그 자리에 다시 서서 지나간 시간을 돌아본다. 아쉬움이 밀려오고, 잃어버린 낭만에 대한 그리움이 가슴 깊이 솟구친다.

마지막으로 그곳을 함께 찾았던 사람들은 화가였고, 무용가였고, 후배였다. 저마다 다른 꿈과 고민을 안고 살아가던 그들은, 포장마차의 좁은 공간 속에서 삶의 무게를 나누곤 했다. 화가는 언젠가 그릴 걸작을 상상하며, 무용가는 무대 위에서 펼칠 자신의 이야기를 꿈꾸며, 후배는 선배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이 나아갈 길을 모색했다.

그 포장마차는 그저 술 한 잔을 걸칠 수 있는 장소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그것은 얄팍한 호주머니를 가진 이들의 위안이었고, 하루의 고단함을 내려놓는 쉼터였으며, 그곳에서 나눈 이야기들은 차가운 밤공기에 흩어졌다.

그러나 이제 그곳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고, 보고 싶어도 보이지 않는 사라진 포장마차의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그곳에서의 추억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공간 때문만이 아니라, 그 자리를 함께했던 사람들 덕분이었다.

포장마차에서 함께했던 친구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그 공간을 더욱 깊이 사랑할 수 있었고, 그 낭만을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나와 함께했던 친구들은 그 순간순간을 함께 만들어 준 소중한 동반자들이었다. 비록 포장마차는 사라졌지만, 그 안에서 나눈 대화와 감정들은 여전히 마음속에 살아 있다.

포장마차의 낭만은 단지 그곳에서의 시간만이 아니라, 그 시간을 함께했던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피어났다. 친구들과 나눈 웃음, 고민, 꿈들은 이제 단순한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나의 현재를 이루는 중요한 조각들로 남아 있다.

그 포장마차는 초라하고 허름했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무엇보다 값졌다. 그것은 시대의 흐름 속에 스러져 간 낭만이었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온기였다. 그곳에서 나누었던 웃음과 눈물은 지금도 기억 속에서 여전히 빛난다. 포장마차는 사라졌지만, 그곳에 담긴 우리의 추억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루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