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사는이야기
마지막 동화
김현관- 그루터기
2025. 3. 10. 18:20
마지막 동화
밤길을 가는데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뒤를 쫓아온다
딱딱이 소리도 없었는데 야경꾼인가 보다.
훔친 것도 없는데 냅다 도망친다. 담을 넘고 개천을 건너 정신없이 뛴다. 도망치는 내 속도와 같은 속도로 계속 날 쫓아온다. 잡으려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숨이 멎을 때까지 계속 달리다 벌판에 이른다.
추수가 끝났나 보다. 아무것도 없는 밭인지 논인지 행한 벌판. 이젠 자유다. 동서남북 어디로든 갈 수 있다 하지만 숨이 차서 더 이상 도망칠 수 없다. 뒤쫓던 야경꾼을 향해서 묻는다
“누구냐!"
”나다.“
달밤에 그런 놀이를 했었지. 내 그림자와 쫓고 쫓기고 일정한 속도로 날 따라오던 그림자, 숨찰 때까지 그림자와 단둘이서 놀다가 더 이상 뛰지 못하고 땅바닥에 누워 하늘은 보면 달이 떠 있었지!
달빛이 너무 밝아 별들은 보이지 않았지!
'너 누구냐!
"나다!"
그 자리에 쓰러져 하늘을 본다. 달도 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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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위엘 베케트의 Film을 조금 표절해서 쓴 내 마지막 동화 판타지
◦ 누가 그랬다. 마지막이라는 말을 쓰지 말라고.
마지막 인터뷰를 읽고 지인이 나에게 한 경고.
* 치안이 불안하던 6. 25 직후부터 군사정권 시절까지. 밤이 되면 방범대원이 나무토막 두 개를 부딪쳐 딱딱 소리를 내며 돌
아다녀 야간 통행금지 시간임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