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관- 그루터기
2025. 4. 2. 18:03
서삼능에서
빠알간 안개
너울진 섬,
허공에 떠 있는 긴 그림자.
누운 여인 그 모습 따라
그대 얼굴 물들어 가고.
붉은 안개 속
그대 숨결,
가슴 깊이 스며드는 노을빛.
서삼능 언덕에
어둠이 내리면,
홍조 띤 낙조에 그대 빛나네.
스치는 바람 속에
이름을 부르면,
떨리는 가슴에 노을이 젖어
그 날의 설렘은 별이 되고
연녹의 향기
춤추는 골짜기,
청춘의 불꽃 속삭이며,
서늘한 바람
옷깃을 스칠 때,
눈썹 같은 해도 가뭇없이 사라져.
두 마음 하나 되어
찰랑이던 그 미소도,
빠알간 안개도, 푸르른 향기도,
세월 속에 추억으로 남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