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박樓 / 이 어령
김현관- 그루터기
2025. 5. 6. 10:36
박樓 / 이 어령
생나무 죽으면 목재가 된다.
그 통나무를 박樓이라고 했다.
소박하다고 할 때의 그 박이다.
노자는 그 박(나무)이 흩어져,
가공되면 그릇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게 통나무가 아니라 그냥 소리 나는 대로
박이라고 생각한다.
박을 쪼개면 박아지, 바가지가 된다.
그것은 쪼개진 우주다.
그것이 그릇이다.
#
나는 누구의 그릇이 되어본 적이 얼마나 있었을까?
그 쓸모 있는 그릇의 용처로 쓰여질 수 있던 수 많은 기회들..
이제 뒷 자리에서 기다림을 안고 살아가는 지금,
그릇의 쓸모를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