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각들

7월 5일, 대지진 예언을 지켜보고,

김현관- 그루터기 2025. 7. 6. 11:04

7월 5일, 대지진 예언을 지켜보고,

오래 전부터, 일본에 대지진이 일어날 것이라는 흉흉한 예언이 세간에 돌았다. 다행히 아무 일 없이 지나갔다는 소식이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복잡한 감정들이 똬리를 틀었다. 일본의 과거 행태나 지금도 변함없이 한국을 깔보고 무시하는 일부 정치인들과 보수층들의 모습에 진저리가 나도록 싫증이 났던 것이 사실이다.

그 미움과 울분은 때로 이번 대지진으로, 그런 헛소리 지껄이는 무리들만 골라서 완전히 보내 버렸으면 좋겠다'는 상상까지 했으나 재난은 악한 사람만 가리지 않으니 무고한 이들의 고통을 바랄 수는 없기에, 재난으로 복수를 바라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헛소리를 지껄이는 무리들은 하늘의 심판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들의 망언이 더 이상 세상에 통하지 않고 시대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잊히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심판일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요즘 일본의 젊은 친구들이 한국을 좋아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다. K-POP, 드라마를 넘어 한국어를 배우는 등, 그들은 과거의 굴레나 편견에 갇히지 않고 오직 '좋아서' 한국 문화를 받아들이고 즐긴다. 이러한 순수한 열정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 문화 융합의 움직임까지 보인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들을 보면서, 우리는 작은 희망을 품게 된다. 꽉 막힌 기성세대들의 낡은 시선이나 편견은 언젠가 설 자리를 잃을 것이고. 젊은 세대들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관계를 맺어갈 때, 비로소 바람직한 한일 관계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

나나 친구들이나 요즘 나누는 대화들을 보면 시원찮은 건강으로 걱정들이 많다 언제 세상을 떠날지 모르지만, 이 세상이 점점 더 '바람직한 인류애'로 가득 차는 모습을 보고 눈을 감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로를 향한 미움과 증오보다는 이해와 존중, 그리고 따뜻한 마음이 가득한 세상을. 젊은이들의 순수한 열정에서 그 희망의 씨앗을 발견한다. 부디 그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 푸른 숲을 이룰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2025.7.6

일본 홋카이도 해안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6.0의 지진(왼쪽)과 자료화면 / 연합뉴스,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