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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쉰 해의 미안함 본문
쉰 해의 미안함
어제는 할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신 지 쉰 해가 되는 날이었다. 세월 탓, 나이 탓을 하자면 쉬운 일이지만, 어제의 나는 참으로 스스로가 야속했다. 매년 아내가 잊지 않고 챙겨주던 위령제를, 올해는 깜빡하고 지나쳐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심장이 쿵 내려앉는 듯했다.'어쩌자고 이럴 수가 있나. 이토록 무심할 수가 있나. 정녕 내가 덜 된 인간이구나.'가슴 한편이 뜨끔하고, 자책의 마음이 깊이 아렸다.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을 고작 쉰 해라는 세월 앞에서 이렇듯 허망하게 잊다니. 그 순간, 할머니가 날 원망하실 것만 같아 감히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나는 종종, 문득 떠오를 때마다 할머니를 글 속에 불러내곤 했다.내 기억 속 할머니는 여전히 생생히 살아 계셨다. 몇 장 남지 않은 희미한 사진들, 항아리 속의 동치미, 그리고 여름이면 꼭 주머니에 넣어주시던 박하사탕 한 알. 그 모든 것에는 할머니의 따스한 온기가 깃들어 있었다. 그 온기를 떠올릴 때면 가슴이 저릿했고, 동치미 한 수저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던 날처럼 박하사탕의 시원한 맛 속에서도 할머니의 체온을 느끼곤 했다.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쌓여도, 몸에 배고 마음에 스민 기억까지야 어찌 다 지워낼 수 있겠는가. 내 마음 깊은 곳에 늘 할머니가 자리하고 있었음을 믿는다 해도, 그 중요한 날조차 잊어버린 내 모습이 한없이 부끄럽고 미안하다.
내년이면 나도 칠순이다.문득문득 남은 시간들이 더욱 무겁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아내보다 내가 먼저 떠난다면, 그리고 아내마저 곁에 없다면, 우리 아이들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증조할머니를 과연 기억할 수 있을까. 그게 마음에 걸린다. 언젠가는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해,‘정리’라는 이름의 결심을 해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세월의 순리라 말하며 나 자신을 설득해 보지만, 그런 생각조차 할머니께 죄송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은 쉬이 가시질 않는다.
그래도 나는 안다.할머니는 지금껏 내 삶 속에 깊이 녹아 계셨다는 것을. 사진 속에, 글 속에, 문득 찾아오는 어린 시절의 향기와 맛 속에, 그리고 나를 지금의 나로 빚어낸 모든 기억의 저편에서. 그 모든 자리에 할머니는 늘 계셨다. 어쩌면 그것이, 할머니가 내 삶에 새기신 사랑의 표식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그 소중한 날을 잊었던 나 자신을 쉽사리 용서할 수 없다. 나는 이렇게 미안한 마음을 품은 채로 앞으로도 오래오래 할머니를 기억하며 살아갈 것이다. 내 마음속 항아리에는, 할머니의 동치미가 여전히 시원한 맛으로 살아 있을 테니까. 그분은 이미 내 삶 전체를 사랑으로 품어주셨으니, 이 못난 손자의 미안한 마음마저 넉넉히 안아주시리라 믿는다.
오늘은 후텁지근한 하루였다.
밤부터는 비가 내릴 거라고 한다.
그 비가, 이 미안한 마음도 조용히 적셔주기를 바란다. 202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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