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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를 걷다

소래를 걷다10월의 마지막 날, 소래에 모인 사람들 사이로 소영 씨의 놀란 듯한 목소리가 퍼졌다. 오늘 13,000보를 걸었다는 이야기였다. 누군가에게는 제법 긴 걸음이었겠지만, 우리에게는 걷는 일보다 함께하는 시간이 더 중요한 날이었다.서로 만나 편안하게 사진을 찍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발길 닿는 대로 걷는다. 특별한 목적이나 거창한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같은 이야기에 웃으며 시간을 나누는 일이다. 그런 소박한 만남이 사람 사이의 정을 불러내는지, 함께 있는 동안에는 얼굴마다 작은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오늘은 강 선생님의 초대로 회원 한 분이 새롭게 합류했다. 빛짜루 모임에서 이미 뵈었던 분인데, 명랑하고 쾌활한 성격이 도영 씨와 막상막하라 첫 만남부터 어색함이..

일상이야기 2026.11.01

노래로 만난 인연, 한 동네 사람이 되다

노래로 만난 인연, 한 동네 사람이 되다오늘은 참 기분 좋고 뿌듯한 하루였습니다.미림극장에서 열린 제물포문학의 밤 행사에 초청 가수로 강헌구 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오래전부터 간직해 온 『인천사랑』 앨범을 챙겨 갔습니다. 2021년에 발매된 최경숙 님의 스토리텔링 음반으로, 강헌구 가수님의 목소리가 담긴 앨범입니다.공연장에서 처음 뵙고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를 나눈 뒤 앨범에 사인도 받았습니다. 노래로 먼저 알고 있던 분을 직접 만나니 반가움이 컸습니다. 게다가 참 미남이시더군요.최경숙 님이 작곡하고 제가 작사한 「신포동에서」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강헌구 가수님이 불러 준 노래이기도 해서, 언젠가 직접 만나 뵙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이렇게 인연이 닿았습니다. 비록 오늘 공연에서 제 노래를 들은..

배다리축제에서 만난 한 편의 마음

# 시각장애인 사진전, 배다리축제에서 만난 한 편의 마음오늘은 배다리축제장을 다녀왔습니다.축제는 언제나 그렇듯 사람들의 북적임과 풍성한 볼거리로 활기가 넘쳤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 마음에 오래 남은 것은 축제의 화려한 풍경이 아니었습니다. 헌책방 집현전 3층 전시장에서 만난 시각장애인 사진전, 였습니다.그곳에서 저는 개념미술이라는 표현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애틋한 감정 하나를 품고 돌아왔습니다.소리와 촉감, 그리고 살아오면서 쌓인 개인의 기억들. 시각에 제약이 있는 작가들은 눈으로 보는 것만이 아니라 삶의 다양한 감각과 경험을 통해 사진과 글을 하나의 작품으로 엮어 내고 있었습니다. 저마다의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들 가운데 유독 제 발길을 붙잡은 것이 하나 ..

일상이야기 2026.10.26

십정동 빛짜루화실

낯선 얼굴들이 정겨워지는 시간십정동 빛짜루화실(공방). / 처음에는 서로 얼굴도, 이름도 모르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간을 나누는 공간이다. 사진을 배우러 왔지만, 그곳에서 배우는 것은 사진만이 아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만나 새로운 것을 익히고, 조금씩 서로를 이해해 가는 시간도 함께 쌓여 간다.시아노타입 사진을 비롯해 사진의 구도와 풍경을 하나씩 배우다 보니 어느덧 한 주 한 주가 지나고, 처음에는 낯설기만 했던 얼굴들도 이제는 제법 익숙하고 정겹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 배우고 웃으며 시간을 보내는 사이, 조금씩 마음의 거리도 가까워지는 모양이다.오늘은 인물사진을 배우는 날이다. 만월산 극락선원 앞에 모여 서로의 모습을 담아 보기도 하고, 사진 속 주인공이 되어 자연스러운 표정을 지..

일상이야기 2026.10.20

셋 그리고 하나

생각은 달라도 어우러짐을 공감할 수 있는 만남오늘의 만남이 바로 그런 날.두 사람의 사진전문가. 그리고 평범하게 나이 들어가는 두 사람,한 사람은 처음, 다른 세 사람은 선생님과 제자 2그리고자리를 비운 한 사람...관동갤러리의 모임에서 함께 한 은은한 찻잔이 서로의 경계심을 풀고,복락에서 아들애가 인도에서 사 온 럼주 한 병으로 은근하게 마음을 물들이던 오늘.그렇게 취해가던 시간이 서로에게 의미를 북돋던 공간..앞으로도 이런 시간이 잦아지기를..2026.10.17최선생님,류교수님,수창이와 나.

일상이야기 2026.10.18

태민이 아들 해창이 결혼하다

오랜만에 결혼식장에 다녀왔다.돌이켜보니 요즘은 경조사에 참석할 일이 부쩍 줄었다. 주변 친구들의 자녀들은 대부분 결혼을 마쳤고, 한동안은 부고 소식도 뜸하다. 자녀들의 혼사를 축하하러 다닐 일도, 어르신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일도,그렇다고 우리 자신이 부고를 전할 나이에 이르렀다고 생각하기에는 아직 마음이 이르다. 어쩌면 삶의 한 고비를 지나오면서 자연스레 맞이하게 된 변화인지도 모르겠다.그러고 보면 경조사가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삶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오늘은 서울 정동에 자리한 작은형제회 수도회 성당에서 태민이의 아들 해창이가 혼례를 올리는 날이었다. 오랜만에 찾은 결혼식장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모여 있었다. 우리 부부를 비롯해 예훈이 부부와 정구 부부, 그리고 용권이까지 함께..

친구들이야기 2026.10.11

여행은 끝나도, 마음은 머문다

여행은 끝나도, 마음은 머문다칠순을 앞두고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했다.잔치를 벌이고 사람들을 불러 축하를 받는 일도 나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시간을 갖고 싶었다.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는 대신, 아직 남아 있는 길을 바라보고 싶었다.그래서 우리는 보홀로 떠났다.초봄부터 큰아들 내외가 차근차근 준비해 온 여행이었다. 아내와 두 아들, 그리고 며느리까지 함께하는 가족여행이었다. 다만 임신한 며느리는 뱃속의 작은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이번 여행에 함께하지 못했다. 아쉬움은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그 빈자리가 슬프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보홀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그 빈자리를 통해 아직 만나지 못한 손주를 생각했다.함께 오지 못한 한 사람이우리 여행에 새로운 한 사람을 더해주고 있었다.새벽 두 시..

내이야기 2026.10.05

여행은 끝나도 마음은 머문다 cinematic Latin Rock

https://youtu.be/0gVraQ60ckA?si=uwiUw3rqCfIc9sGQ 여행은 끝나도 마음은 머문다 김현관일흔의 길을 돌아푸른 바다로 떠났네아이들이 건넨 마음가슴에 안고서부겐베리아 꽃길 따라우리 둘이 걷던 날낯선 섬의 따뜻한 햇살오래 머물렀네여행은 끝나도 마음은 머문다푸른 바다 그 너머에함께 웃었던 시간들이파도처럼 남아 있네여행은 끝나도 사랑은 남는다우리 함께 걸었던 길일흔의 오늘 가슴에 품고나는 다시 길을 간다하얀 모래 바다 위에작은 방카 떠가고오래된 성당 종탑에는지난 시간이 머물렀네바람 따라 흔들리던칼라추치 꽃 한 송이살아온 날 돌아보며잠시 걸음을 멈췄네여행은 끝나도 마음은 머문다푸른 바다 그 너머에아내의 손과 아이들 웃음별처럼 남아 있네여행은 끝나도 사랑은 남는다돌아온 이 자리에..

사람들 사이에서 만난 30회 부평풍물대축제

사람들 사이에서 만난 30회 부평풍물대축제개천절, 희망빛짜루 회원들과 함께 부평대로에서 열리는 부평풍물대축제에 출사를 다녀왔다.올해로 30회를 맞은 축제답게 거리 곳곳은 풍물과 공연, 체험행사로 가득했다. 그런데 정작 사진을 찍으려니 만만치가 않았다. 축제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거리는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조금 눈에 띄는 행사가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사람들이 빙 둘러서 있어 카메라를 들이밀 틈조차 없었다.문득 오래전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2001년, 작은아이가 구월서초등학교 풍물단에서 양반 역을 맡아 이 축제에 참여했었다. 그때 아이의 모습을 찾아 거리 한쪽에서 바라보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한데, 어느새 20여 년이 훌쩍 흘렀다. 아이는 자랐고, 나도 그만큼 세월을 맞이했다. 축제는 여전히 같은 거리..

일상이야기 2026.10.04

시아노타입 프린팅!!!

시아노타입 프린팅!!!어제 희망촌 빛짜루 공방에서 시아노타입 프린팅 작업을 배웠다.강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직접 만들어 보는 백년사진 실습이다.시아노타입이라고 하면 조금 어렵게 느껴지지만,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간단했다. 인화지와 필름을 준비하고,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과산화수소를 섞은 물에 작업한 사진을 담근 뒤 말리면 된다.무엇보다 햇빛이 있어야 한다.그래서인지 작업하는 동안에도 자연스럽게 창밖의 햇빛을 자꾸 바라보게 된다.이번에는 아내의 사진을 가지고 작업해 보았다.강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인화지와 음화를 합쳐 햇빛에 말린 뒤 물에 세척을 하니 조금씩 푸른빛이 나타나기 시작했다.시간대 별로 노출을 두고 완성된 사진들을 하나씩 꺼내어 보니 제법 그럴듯하다.푸른색으로 남은 아내의 모습에서 사진을 ..

일상이야기 2026.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