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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아 미 월 (蛾眉月)우연히 올려다본 밤하늘에서 마주친 초사흘의 초승달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신선한 감정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깜깜한 서녘 하늘에 걸린 달은 마치 새치름한 소녀처럼 고요한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웃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장난스러운 눈짓을 보내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초사흘의 아미월은 언제나 내 마음을 설레게 했던 존재였습니다. 방싯방싯 웃고 있는 달은 이름처럼 생글생글한 모습으로 나를 맞이했습니다. 오리온에게 보내는 추파인지, 카시오페아를 향한 흘기는 눈짓인지 분간할 수는 없었지만, 그 모든 것이 어울려 밤하늘의 아름다움을 더해주었습니다.가시철망 사이로 보이는 방긋 웃음, 노랑 불빛 위로 벙싯 웃음, 그 모습들이 내 마음을 따스하게 감쌌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인이 되어 가는 중아침에 일어 나 화장실을 다녀오고 컴퓨터의 전원을 켜려는데 괜스레 눈에 이물감이 느껴진다. 게다가 책을 보려 해도 한 페이지를 채 보기도 전에 글자가 이리저리 도망을 다니는 통에 제대로 읽지를 못한다. 근 일 년 전부터 아침마다 이 상태가 계속되고 있어 혹시 백내장인가 싶어 지난 3월 구월동에 있는 삼성안과엘 들렀지만 별 이상이 없다며 점안액 한 병 주고는 치료를 끝냈다.두 어달 전 아침에 일어나려는데 그 날따라 허리가 뻐근하여 이불 위에서 이리저리 허리를 돌려 보는데 뼈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 듯하고 그저 근육이 뭉치거나 힘줄에 이상이 있는 듯 하지만 그냥저냥 견딜만하여 버텼는데 평소와 다름을 느낀 아내가 병원에 가자 했지만 며칠 두고 보자는 말로 넘겼더니 썩 나은 것은 아니고 자..
어린 시절 수원의 추억요즘 찬바람이 불고 가을이 깊어지면서 여행 플랫폼들은 단풍 여행을 부추기고, 곳곳에서 떠나라는 유혹의 손짓이 이어진다. 그러나 나는 문득, 화려한 광고 속 풍경이 아닌 내가 태어난 수원 창룡문 밖의 생가와 고모가 나에게 과외를 가르쳐주던 그 시절의 수원을 떠올린다. 서호의 잔잔한 물결에 비쳤던 은은한 윤슬, 고모가 가끔 사주던 중국요릿집 공갈빵의 바삭한 감촉이 아련히 되살아난다. 그 시절의 수원은 내 어린 시절의 중심이었고, 그곳에서의 소중한 기억들이 오늘날까지 내 마음을 적시고 있다.가을이면 팔달산의 단풍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붉고 노란 단풍잎들이 산길을 따라 두툼하게 쌓여 있던 모습은 마치 오래된 사진처럼 내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다. 그 산길을 걷던 어린 나는, 시간이 흘러도 ..

산수유와 함께하는 가을의 속삭임가을은 어느새 우리 곁에 찾아왔다. 푸르른 하늘 아래, 산수유 열매는 붉게 물들어 가고 있다. 봄에는 노란 꽃잎이 바람에 춤을 추던 나무가 이제는 붉은 자태를 뽐내며 가을의 한가운데 서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 한 구석에서 따뜻한 감정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지난봄, 산수유 나무는 노란 꽃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은 마치 노란 춤을 추는 것처럼 보였고, 그 순간마다 마음이 설레곤 했다. 이제는 그 꽃잎이 모두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빨간 열매가 가득했다. 빨갛게 익은 산수유 열매는 가을의 정취를 한껏 머금고 있었다.“참 좋은데, 뭐라 말하지 못하겠다”는 어느 능구렁이 사장의 말처럼, 이 산수유 열매의 붉은 빛깔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그 빨긋..

한산(寒山)의 바위한산(寒山)의 바위처럼 흔들림 없는 삶은 현대에 더욱 귀한 가치를 지닌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수많은 바람을 맞이한다. 매일 쏟아지는 정보와 소음,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는 종종 자신을 잃는다. 그러다 문득, 차가운 밤하늘에 떠오른 달을 보며 한숨을 내쉰다. 고요하고 고독한 순간 속에서야 비로소 우리는 우리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살아가며 겪는 외로움과 번뇌, 그것들은 피할 수 없는 인생의 바람이다. 누군가는 이 바람에 흔들리고, 누군가는 그것을 초연히 견디며 지나간다. 한산의 바위처럼 나는 오늘도 바람에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생사라는 나루를 건너며, 여덟 바람이 불어와도 나는 미동 없이 서 있을 수 있을까? 삶은 언제나 나에게 새로운 바람을 던져준다. 그 바람은 내 결심을 흔들고, 때..
연꽃향기에 마가렛이 춤추던 날평택 어귀,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나타나는 연못들이 있다. 연못 주위에는 아직 완전히 피어나지 않은 연꽃과 수련들이 다소곳이 자리 잡고 있는데 그 자태는 마치 수줍어 첫사랑을 고백하는 듯, 애틋하고도 우아하다. 그날은 일요일 아침, 한갓진 일상을 벗어나 친구들과 함께 모여 웃음꽃을 피우던 날이었다.친구의 농장은 그야말로 꽃들의 천국이었다. 봄의 끝자락을 넘어서기 전, 여름이 밀려오는 이 계절에 가장 빛나는 것은 다름 아닌 연못가의 연꽃과 그 옆에서 군무를 추는 마가렛 꽃이었다. 마가렛들은 하얀 치마를 입은 듯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며 연못 주위를 환하게 수놓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꽃들이 서로의 아름다움을 자랑이라도 하듯 활짝 웃으며 춤을..
초연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법살다 보면 누구나 힘들고 헛헛할 때가 찾아온다. 마음 한구석이 울적해지고, 왜 살아야 하는지 묻는 자조감이 고개를 들기도 한다. 그런 순간이 오면, 우리는 친구를 불러 술잔을 기울이며 푸념을 털어놓곤 했다. 끊었던 담배도 다시 물고, 세상에 대고 한바탕 감자질도 하며 위안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다음 날, 남는 건 친구의 아픈 마음과 자신의 속 쓰림뿐이었다.그래서 이제는 다르게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상을 향해 외치고, 술로 마음을 달래기보다는, 우리에게 주어진 소중한 추억들을 떠올려보는 것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친구를 불러내지 않아도, 술 한 잔 덜 마셔도, 그 추억들이 마음속에 여유와 평안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다.돌이켜보면, 우리에게는 수많은 즐거운 기억들이 ..
십리포 해수욕장에서의 한여름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친구의 느닷없는 호출을 받았습니다. "십리포에 가자!"라는 짧고도 확신에 찬 그 한마디가 무더위를 식혀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친구의 호출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친구라는 이름만으로도 마음이 시원해지는데, 그곳이 십리포라니 더욱 설렜습니다.우리는 가벼운 짐을 챙겨 십리포 해수욕장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바다가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모래사장과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고, 바닷바람이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식혀주었습니다. 우리는 바다로 뛰어들어 더위와 함께 일상의 피로를 씻어냈습니다.바다를 휘젓고, 하늘을 내치며, 우리는 그렇게 바닷속을 헤엄쳤습니다. 파도에 몸..
코스모스 군무와 가을의 송가가을이 오면 언제나 마음 한켠에 떠오르는 꽃이 있습니다. 그 가녀린 자태로 바람에 간들거리는 코스모스, 그 모습은 어디선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오늘 나는 계양 꽃마루 공원의 코스모스 군락지를 찾아갔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코스모스들, 그러나 그들은 단순히 피어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마치 가을이 보내는 춤사위처럼, 바람에 따라 하나같이 몸을 흔들고 있었습니다.문득 떠오른 기억이 있습니다. 오래전, 정선의 몰운대 입구에서 만났던 자줏빛 코스모스가 나에게 준 깊은 외로움의 아름다움. 그때 그 한 송이의 코스모스는 나에게 무언가를 속삭이는 듯했습니다. 고요한 그곳에서 나는 외로움 속에 피어난 꽃의 진한 아름다움에 젖어들었습니다. 그때 느꼈던 감정은 지금도 마음속에 선..

창룡문 앞에서창룡문 앞에 서니,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기억의 조각들이 하나둘 떠오릅니다. 내가 태어나고 자랐던 이곳, 수많은 추억이 깃든 이 성곽 앞에서 느껴지는 이 낯선 생경함은 무엇일까요? 익숙해야 할 이곳이 어쩐지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그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내가 한 사람이면서도 결코 같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인가 봅니다.어린 시절, 부서진 성문 위를 뛰어다니며 놀던 그때의 나는 이곳이 마냥 넓고 커 보였습니다. 툇마루에 걸터앉아 바라보던 동네의 풍경은 한없이 넉넉하고 따스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곳에 서 있는 나는, 그 시절의 순수함과 천진난만함을 간직한 그 아이가 아닙니다. 세월이 흘러,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도 모르게 변해버린 자신을 발견할 뿐입니다.흰머리가 세어버린 지금의 나와, 유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