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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군무와 가을의 송가 본문
코스모스 군무와 가을의 송가
가을이 오면 어김없이 마음 한켠에 떠오르는 꽃이 있다.
가녀린 자태로 바람에 살랑이는 코스모스.
그 모습은 늘 어디선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오늘은 계양 꽃마루 공원의 코스모스 군락지를 찾았다. 오랜만에 만나는 코스모스, 그런데 그들은 단순히 피어 있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마치 가을이 보내는 춤사위처럼, 바람결 따라 하나같이 몸을 흔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다. 정선 몰운대 입구에서 마주했던 자줏빛 코스모스. 그 꽃은 나에게 어떤 깊은 외로움의 아름다움을 안겨주었다. 고요한 풍경 속에서 홀로 피어 있던 그 한 송이는, 마치 나에게 무언가를 속삭이는 듯했다. 외로움 속에 피어난 진한 아름다움, 그 순간의 감정은 지금도 마음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하지만 오늘 계양 꽃마루에서 만난 코스모스들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넓은 공원 한가득 펼쳐진 코스모스 무리는, 마치 학창 시절 체육대회에서 보았던 마스게임의 군무처럼 느껴졌다. 수많은 꽃들이 한데 어우러져 바람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그 모습은 황홀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저릿한 감동, 그 기쁨이 가슴속 깊은 곳을 울렸다.
날씨는 제법 쌀쌀해졌고, 가을 바람은 거세게 불었다. 흰 구름과 잿빛 구름이 하늘에서 뒤엉켜 흘러가고, 그 사이로 가을 햇살이 꽃잎마다 스며들었다. 햇살을 받은 코스모스들은 더욱 환하게 빛나며 나를 맞아주었다. 저마다 다른 빛깔과 모양을 가진 꽃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풍경은 그야말로 한 편의 아름다운 춤사위였다.
나는 그들의 군무를 바라보며 천천히 가을의 풍요로움에 빠져들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꽃들은 더 크게 흔들렸고, 그 흔들림은 곧 이어지는 또 하나의 춤이었다. 그 춤사위 속에서 나는 가을이 주는 경이로움을 느꼈다. 코스모스의 움직임은 단지 꽃의 흔들림이 아니라, 가을이라는 계절 자체가 전하는 몸짓이었다.
가을은 늘 어떤 이야기를 건네려 한다. 쓸쓸함도, 따스함도, 그리움도, 그 안에 고루 섞여 있다. 오늘 내가 만난 코스모스 군무는 그 모든 감정을 담아 나에게 전해주었다. 바람에 흔들리며 피어난 코스모스는 가을을 찬양하는 하나의 송가였고, 나는 그 노래에 기꺼이 마음을 내어주었다.
이제 가을이 점점 깊어지면, 그날 만난 코스모스들이 내 마음속에 더 깊이 자리잡을 것이다.
그들이 보여준 황홀한 군무는 가을의 풍요로움과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을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코스모스 군락에서 느낀 이 아름다움은 나에게 가을의 송가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그리고 가을이 다 지나갈 때쯤, 나는 그날의 노래를 다시 떠올리며, 그 황홀했던 순간을 조용히 되새길 것이다.
2018.10.12 / 계양 꽃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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