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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리포 해수욕장에서의 한여름 본문
십리포 해수욕장에서의 한여름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친구의 느닷없는 호출을 받았습니다. "십리포에 가자!"라는 짧고도 확신에 찬 그 한마디가 무더위를 식혀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친구의 호출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친구라는 이름만으로도 마음이 시원해지는데, 그곳이 십리포라니 더욱 설렜습니다.
우리는 가벼운 짐을 챙겨 십리포 해수욕장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바다가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모래사장과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고, 바닷바람이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식혀주었습니다. 우리는 바다로 뛰어들어 더위와 함께 일상의 피로를 씻어냈습니다.
바다를 휘젓고, 하늘을 내치며, 우리는 그렇게 바닷속을 헤엄쳤습니다. 파도에 몸을 맡기고, 친구와 함께 물놀이를 즐기며,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자유로웠습니다. 코끝에는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맴돌았고, 시원한 바닷물이 온몸을 감싸주었습니다.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세상의 모든 더위가 잊히는 듯했습니다.
놀고 난 후, 해변가에 자리를 잡고 친구와 함께 "하삭음(河朔飮)"을 차용하기로 했습니다. 후한 말에 유송이 원소의 자제들과 함께 삼복 더위를 날려버리기 위해 매일같이 술자리를 가졌다는 그 전설의 음주 피서법. 우리는 그 옛이야기처럼, 시원한 술잔을 기울이며 더위를 이겨냈습니다. 술 한 잔에 녹아드는 시원함은, 바다의 상쾌함과 어우러져 더욱 깊은 맛을 냈습니다. 친구와 함께한 이 순간은 그 어떤 피서법보다도 탁월한 것이었습니다.
해가 저물 무렵, 노을이 바다 위로 퍼져나가며 하늘을 붉게 물들였습니다. 흔들리는 노을빛 속에서, 우리는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즐거웠던 하루가 저물어 가고, 하늘과 바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이 한데 어우러져 황홀한 풍경을 만들어내는 그 순간, 우리는 더 이상 뜨거운 태양도, 무더운 날씨도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저 친구와 함께한 이 하루의 소중함을 만끽할 뿐입니다.
십리포에서의 이 하루는 단순한 피서 이상의 의미를 가졌습니다. 친구와의 우정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고, 더위를 이겨내는 법을 넘어 삶의 여유와 기쁨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준 순간이었습니다.
뜨거운 여름날의 햇살 속에서, 친구와 함께했던 그 순간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십리포 해수욕장의 시원한 바람과 물결, 그리고 노을빛 속에서 우리는 무더위를 넘어서는 진정한 여유를 맛보았습니다. 2018.7.23 / 십리포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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