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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한산(寒山)의 바위 본문

내이야기

한산(寒山)의 바위

김현관- 그루터기 2024. 9. 25. 11:40

한산(寒山)의 바위

한산(寒山)의 바위처럼 흔들림 없는 삶은 현대에 더욱 귀한 가치를 지닌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수많은 바람을 맞이한다. 매일 쏟아지는 정보와 소음,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는 종종 자신을 잃는다. 그러다 문득, 차가운 밤하늘에 떠오른 달을 보며 한숨을 내쉰다. 고요하고 고독한 순간 속에서야 비로소 우리는 우리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살아가며 겪는 외로움과 번뇌, 그것들은 피할 수 없는 인생의 바람이다. 누군가는 이 바람에 흔들리고, 누군가는 그것을 초연히 견디며 지나간다. 한산의 바위처럼 나는 오늘도 바람에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생사라는 나루를 건너며, 여덟 바람이 불어와도 나는 미동 없이 서 있을 수 있을까? 삶은 언제나 나에게 새로운 바람을 던져준다. 그 바람은 내 결심을 흔들고, 때로는 의심과 두려움을 안겨준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결국 모든 바람은 지나간다는 것을. 바람이 아무리 거세도 그 바람 속에 휘말리지 않고 고요히 서 있을 수 있는 힘은 우리 안에 있다. 그 힘은 삶의 시비와 갈등을 넘어서는 지혜에서 오며, 번뇌를 끊고자 하는 마음의 결단에서 비롯된다.

긴 밤, 달이 외로울 때가 있다. 하지만 그 달빛은 더욱 깊고 고요하게 내 마음을 비춘다. 차고 긴 밤은 마치 우리의 삶과 같다. 때로는 쓸쓸하고 고독한 순간들이 찾아오지만,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나를 찾고, 삶의 깊이를 느낀다. 그 고독이야말로 우리가 온전해지는 순간이자, 세상의 소란으로부터 벗어나 나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다.

나는 바란다. 남의 시비와 번뇌에서 떠난 삶을. 세상이 나에게 아무리 많은 것을 요구해도, 나는 그 중심에 서서 나의 길을 갈 수 있기를. 그 길은 고요하고 한가한 길이겠지만, 그곳에서 나는 편안함을 찾고, 더 나아가 나만의 평화를 쌓아갈 것이다.

생사의 나루를 건너며, 바람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꿈꾼다. 

 

그루터기 - 한산시寒山詩 를 품으며..


# 여덟바람八風 - 칭찬·참소·고통.즐거움.이익. 쇠약.비방.명예

 

겸재 정선의 울산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