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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야기

산수유와 함께하는 가을의 속삭임

김현관- 그루터기 2024. 9. 30. 23:44

산수유와 함께하는 가을의 속삭임


가을은 어느새 우리 곁에 찾아왔다. 푸르른 하늘 아래, 산수유 열매는 붉게 물들어 가고 있다. 봄에는 노란 꽃잎이 바람에 춤을 추던 나무가 이제는 붉은 자태를 뽐내며 가을의 한가운데 서 있
 모습을 보니 마음 한 구석에서 따뜻한 감정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지난봄, 산수유 나무는 노란 꽃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은 마치 노란 춤을 추는 것처럼 보였고, 그 순간마다 마음이 설레곤 했다. 이제는 그 꽃잎이 모두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빨간 열매가 가득했다. 빨갛게 익은 산수유 열매는 가을의 정취를 한껏 머금고 있었다.

“참 좋은데, 뭐라 말하지 못하겠다”는 어느 능구렁이 사장의 말처럼, 이 산수유 열매의 붉은 빛깔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그 빨긋한 모습은 뜨거운 열정을 불러일으다. 가을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며 허공에 그 열정을 뿌다.

가을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변해가는 계절이다. 느티나무의 설 익은 단풍이 은근히 가을의 시작을 알렸지만, 나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러나 산수유 열매의 농익은 빨간 모습을 보니, 이제서야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가을의 깊은 속삭임이 산수유 열매를 통해 내게 전해지면서 새삼스럽게 가을의 몸짓을 보듯이. 자연이 주는 이 아름다움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들이 소중하게 다가오면서 산수유 열매는 가을의 정수를 내 마음속에 전달해주는 듯했다.

산수유와 함께하는 이 가을, 나는 더욱 깊이 자연과 하나가 되었다. 이 붉은 열매는 단순히 열매가 아니라, 가을의 정취와 감동을 전해주는 메신저 오늘 그 어느 때보다도 풍성한 감정으로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이 가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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