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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마우스 고장이에요.. 본문
마우스 고장이에요..
방대한 자료를 품고 있는 두 개의 외장 하드디스크가 내 컴퓨터의 활력을 종종 앗아갔다. 부팅은 인내심을 시험하듯 더뎌졌고, 크고 작은 작업들은 매끄럽지 못했다. 때로는 파일 다운로드 중에도 시스템은 깊은 잠에 빠진 듯 일시 정지되기 일쑤였으니, 모든 기능이 알게 모르게 이전 같지 않았다. 전공자인 작은아들에게 조언을 구하자, 백업을 권했지만, 내가 해야 할 D드라이브의 촘촘한 파일 이전의 번거로움에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그러던 며칠 전부터 전에 없던 기이한 현상이 시작되었다. 사진 파일을 선택하기 위해 커서를 끌면, 마우스 포인터가 파일에 닿기 무섭게 마치 더블클릭된 것처럼 이미지가 확대되어 버렸다. 'Ctrl+C' 단축키를 사용하려 해도, 커서가 파일 위에 스치는 순간마다 프로그램이 멋대로 실행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고도로 민감해진 마우스 커서 탓에 모든 작업은 고통스러웠다. 하다못해 즐겨 듣던 음악 파일마저 커서가 닿기만 하면 재생이 시작되어, 겨우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원하는 곡을 들을 수 있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어젯저녁, 마침내 작은아들에게 이 증상을 토로하자, 아들애는 내 컴퓨터 화면조차 보지 않고 "마우스가 고장 난 것"이라 단언하며 새 마우스를 주문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도착한 동일모델의 새 마우스로 교체하는 순간, 모든 불편함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언제 그랬냐는 듯 컴퓨터는 활기찬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덕분에 작업은 다시금 유쾌한 흐름을 되찾았다.
작은아들의 발 빠르고 기분 좋은 대처 덕분에 지금 내 마음은 한결 홀가분하다. 문득, 나와 달리 컴퓨터 문제 발생 시마다 갑갑함을 홀로 감내해야 할 주변 친구들과 이웃들의 얼굴이 스쳤다. 나이 들어 자식들이 곁을 떠났거나, 기계 조작에 서툰 이들은 이렇듯 사소한 잔고장에도 기술자를 불러야 하는 번거로움과 비용 앞에서 얼마나 막막할까. 내 작은아들이 건넨 지혜와 도움이 새삼 더욱 감사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이렇듯 일상 속 편안함에 대한 소소한 고마움이, 나의 마음을 잔잔히 채운다. 202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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