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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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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장가계] 황룡동굴

김현관- 그루터기 2023. 2. 3. 00:45

황룡동굴

https://youtu.be/g2_7AnRlZx0?si=OToT9WzymrzyA0wi 

 

 

황룡동(黄龙洞)

수직 높이가 100m에 달하는 황룡동 내부는 총 4개 층으로 되어 있다. 장자제가 기이한 규암 봉우리의 숲이라면, 황룡동은 다채로운 종유석의 숲이다. 석회암에 지하수가 스며들면서 기기묘묘한 종유석을 창조해 냈다. 동굴 안에 2개의 강과 3개의 폭포, 4개의 연못이 흐른다. 먼저 배를 타고 깊은 동굴로 들어가면, 배에서 바라보는 종유석들이 모양도 다양하고 무척 화려하다.

.배에서 내려 동굴을 걸을 땐 습기 때문에 바닥이 미끄러워서 조심해야 한다. 하늘에서, 땅에서 삐죽 솟아 자라는 종유석에 눈과 마음이 사로잡혀 넘어지기 쉽다. 특히 19m가 넘는 ‘정해신침(定海神针)’이 시선을 압도한다. 멀리서 보면 바늘처럼 가는 모양이 곧 부러질 것 같다. 종유석이 1cm 자라 데 100년이 걸린다니 그저 신비로울 따름. 이렇게 길게 자란 종유석은 세계적으로 아주 드물어서, 1억 위안짜리 보험까지 가입되어 있다


 

황룡동굴

경지를 본다.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수식어가 한없이 부끄럽다.
굴지라 한다.
손까락으로 꼽아 가르킬 정도의 탁월한 것을 말한다.
차마 손가락으로 가르키기에는 인간이 너무 왜소하다.

승화라 한다.
인간의 마음이 하늘을 감동시킨다는 것이다.
아마도 하늘이 볼 수만 있었다면 이 황룡동굴은 이미 승화를 초월하였을 것이다.
황룡동굴은 이미 동굴의 경지를 넘었다.
황룡동굴은 이미 승화에 접어들었다.

초아의 경지이다.
동굴에 들어서면 밖의 무더위에서 도피할 수 있겠다는 욕심이 부끄럽다.
자신의 본래를 망각하게 하는 동굴의 비경앞에 서면 그렇다.
행복과 장수의 입구문의 하나를 선택하려 했던 이기심이 부끄럽다.
자신의 전부를 깡그리 잊게 하는 동굴안의 절절한 석주와 종류석을 바라보면 그렇다.
동굴에 들어 천상의 세계가 보잘것 없음을 느껴본다.

소원하지 않아도 좋다.
인간의 이루려고 하는 바램이 허망한 것이다.
석주와 종류석이 만들어낸 장엄하고 오묘한 경관을 보면 그렇다.
인간이 얻으려고 하는 것이 지극히 이기적인 것일텐데,
석주와 종류석이 표현하고자 한 것의 이 장엄함은 얼마나 창대한 것인가.
세상에 더 바랄 그 무엇이 있을 것인가.

감탄할 수도 없다.
우리는 보이는 것이 조금 나아 보이는 것에 감탄한다.
우리는 들어나는 것이 조금 더 숙연하여 보이는 것에 탄성한다.
우리는 들어나는 것이 조금 더 지혜로운 것에 탄복한다.
기존의 것이 존재하고 비교할 수 있기에 그렇게 감탄하는 것이다.
황룡동굴이 만들어낸 절경과 비경은 기존의 것이라곤 없다.
황룡동굴의 석주와 종류석의 형상은 너무나 웅대하고 너무나 세세하여 비교할 수 없다.
그래서 감탄의 탄성도 지르지 못한다.

몰아일체이다.
천상의 세계를 알 수 없다.
계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굴의 세계를 알 수 있다.
황룡동굴이 있기 때문이다.

황룡동굴안에서는 지구를 만난다.
미명에서 막 깨어나는 천지창조가 있다.
인간의 것에 소용되는 모든 물건이 있고
인간에 의하여 상념되는 모든 형체가 다 준비되어 있다.
짐승이며, 로켓트이며, 부처이며 모두가 실물같다.
자신을 잊어 동굴에 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왜소함이 너무 부끄러워 일체에 편승하고 있는 것이다.
누가 동굴에 관하여 묻는다면 그래도 외마디 말을 하리라.

"저기 황룡동굴을 가보라"고.                    

대구대학교 법과대학 정극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