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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딴뜨라의 친구들, 인천에서의 연극 같은 하루 본문
https://youtu.be/pLR0IMIkVAs?si=TlfZ0wtCKt7SsjA9
딴뜨라의 친구들, 인천에서의 연극 같은 하루
10월의 어느 날, 윤석이와 광진이, 석이가 인천으로 내려왔다. 친구들과의 재회는 언제나 그렇듯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했다. 우리는 인천의 오래된 풍경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자유공원을 돌며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제물포구락부에 들러 옛것의 흔적을 더듬어 보았다. 중구청 앞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추억 속 대화를 나누는 순간마저도 인천의 풍경 속에 스며들어 갔다.
대전집에 들러 스지탕의 깊은 국물 맛과 소주의 따끔한 첫 모금이 가을 저녁의 서늘함을 잊게 했다. 이야기는 끝날 줄 몰랐고, 친구들과의 웃음이 한 잔, 또 한 잔 술잔에 담겨 갔다. 이어서 신포주점에서는 어란에 막걸리 한 잔을 곁들였다. 대화는 더욱 깊어졌고, 술잔 속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마치 오래된 이야기책을 펼쳐놓은 듯 했다.
그리고, 우리의 발걸음은 ‘딴뜨라’라는 이름의 음악 카페로 향했다. 그곳은 마치 무대 같았다. 딴뜨라의 어둑한 조명 아래에서 우리는 무대 위 배우가 되었고, 각자 자기만의 역할을 소화해냈다. , 광진이와 윤석이의 표정은 점점 극적으로 변해갔다. 그들은 흡사 '고도를 기다리며'의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처럼 보였다. 맥주병을 손에 쥐고, 서로를 바라보며 무언의 대사를 주고받았다.
광진이의 미소에는 일말의 불안감이 서려 있었다. 눈동자는 어디론가 향하지만, 실제로는 어디에도 닿지 않는 듯한 느낌. 윤석이는 그 불안감을 마주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떠나야 한다고, 이제 그만 일어나자고 말했지만, 몸은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렀다. 이 무대 위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듯, 둘은 계속해서 움직이지 않았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Nothing to be done)." 그 말은 마치 그날의 결론처럼 우리 사이를 맴돌았다.
딴뜨라의 조명은 어둡고, 음악은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석이와 나는 관객이 되어 마치 연극의 한 장면 속에 갇힌 듯, 시간의 흐름을 잊은 채 그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그런 순간이 주는 묘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무언가를 기다리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도, 그 순간의 고요함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은 어쩌면 우리가 그날 밤 진정으로 원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마침내, 술잔이 비워지고, 우리는 무대를 떠날 시간이 되었다. 안산으로, 서울로, 그리고 다시 제물포로 흩어지는 발걸음은 마치 막이 내려가는 연극의 마지막 장면처럼 아쉬움을 남겼다. 딴뜨라에서의 그 밤은 하나의 연극이었고, 우리는 그 연극 속에서 각자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연기했다. 비록 흩어졌지만, 그 순간의 기억은 무대 위의 조명처럼 우리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있을 터이다.
그날의 일탈은 단순한 만남 이상이 되어 삶의 일부분이 되었고, 딴뜨라에서 보낸 그 연극 같은 시간은 우리 우정의 또 다른 이야기로 남아, 언젠가 다시 그 무대에 오를 날을 기다리게 할 것이다. 2017.10.28 딴뜨라 (탄트라 - Tantra) 의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