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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나의 음악이야기

노마네에 가면

김현관- 그루터기 2025. 1. 4. 00:38

https://youtu.be/lK_o3kTAJMQ?si=lL85fBdJLe_Mccze

 

노마네는 운치가 있었다. 정도 넘쳤다.
그런데 나비처럼 날아 가 버렸다..
풍자가 걸려 있던 노마네로 시제가 바뀌었다.

쥔장의 솜씨도 아쉽고  
노마네의 상호가 주던 의미 또한 아쉬웠지만,  

무엇보다 날아 간 사연이 안타깝다.
그래도 남아 있지 날아 가지는 말지..

노마네에 가면

Verse 1
후미진 골목길 따라 걷다 보면
낡은 간판 아래 빛나는 "노마네"
남생이 글자 한 줄, 꿈 같은 희망
쥔장의 마음 담겨 있네

Chorus
노마네에 가면, 마음이 풀려
희망의 술잔 가득 채워
갑이든 을이든 상관없어
노마네에선 다 친구야

Verse 2
일제 강점기의 오래된 기억
이곳에서 새로 피어난 이야기
현덕의 이름처럼,함께하는 마음
노마네엔 모두가 주인이지

Chorus
노마네에 가면, 마음이 풀려
희망의 술잔 가득 채워
갑이든 을이든 상관없어
노마네엔 모두가 다 주인이지.

노마네에 가면, 마음이 풀려
희망의 술잔 가득 채워
갑이든 을이든 상관없어
노마네에선 다 친구야

Bridge
그곳에선 시간도 느려지고
세상의 무게도 가벼워져
술 한 잔 기울이며 웃다 보면
내일이 더 기대돼

Chorus
노마네에 가면, 마음이 풀려
희망의 술잔 가득 채워
갑이든 을이든 상관없어
노마네에선 다 친구야

Outro
노마네에서 만나면, 모두가 친구야
희망의 술잔 들고 웃어보자
노마네엔 내일도 찾아가리라
쥔장의 풍자 속 희망을 안고서

이 노래를 노마네가 은성하던 시절에 만들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정말 즐겁게 함께 불렀을텐데..
아쉽구나..

 

풍자가 걸려 있던 노마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점점 더 추억에 기대게 됩니다. 나이 한 살씩 더해가면서, 과거의 기억들이 새삼스럽게 다가오고, 그 기억들은 우리에게 또 다른 추억을 반추하게 만듭니다. 아마도 삶이 익어간다는 것은 이런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겠지요. 그저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낸 기억들과 추억들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깊이를 더해가는 것이겠지요.

몇 년 전, 하인천의 후미진 골목길에 자리한 작은 식당 “노마네”를 처음 만났을 때, 저는 그곳에 걸려 있던 풍자적인 글귀와 식당의 이름에서 주인의 깊은 뜻을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남생이”라는 글 한자락이 걸린 그곳에서,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배경으로 하여 희망을 이야기하는 현덕의 작품이 떠올랐고, 주인이 그 작품 속의 메시지를 이 작은 가게에 담고자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식당의 주인과의 인연은 자연스럽게 저를 단골로 만들었습니다. “노마네”라는 이름 속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며, 그곳에 자주 발길을 들이게 되었죠. 저는 때로는 털보처럼 능력자로, 때로는 바가지처럼 을의 신분으로 그곳에서의 시간을 즐겼습니다. 이곳에서의 경험은 단순히 식사를 넘어, 주인과의 따뜻한 대화와 함께한 추억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운치 있고 정이 넘치던 “노마네”는 마치 나비처럼 사라져버렸습니다. 이제 그곳을 다시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이 마음을 아리게 합니다. 쥔장의 솜씨도 아쉬웠고, “노마네”라는 상호가 주던 의미도 아쉬웠지만, 무엇보다 그 가게가 품고 있던 사연이 더없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이 식당은 몇 년을 채 버티지 못했습니다. 정이 넘쳤던 주인은 이윤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습니다. 장사보다는 사람과의 정을 더 중시했던 그 마음이 결국 가게의 운명을 결정지은 것이겠지요. 이윤을 내는 법을 등한시하던 주인은, 아마도 그 따뜻한 마음이 너무 커서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노마네”의 사라짐이 더욱더 마음에 남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또 하나의 추억을 가슴에 묻고, 이곳을 지나쳐야 합니다. 사라진 “노마네”는 이제 추억 속에만 남아 있지만, 그곳에서의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그 추억을 통해 또 다른 삶의 의미를 깨닫고, 또 다른 기억을 만들어가겠지요. 그런 과정 속에서 우리의 삶은, 조금씩 더 익어가고 깊이를 더해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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