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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늦가을 대공원의 이야기 본문
https://youtu.be/OPIbwiT1rDI?si=hS_BSU6RmsyKAc59
늦가을 대공원의 이야기
서창동의 볼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문득 올 가을에는 인천대공원에 들르지 못했음이 떠올랐다. 급작스레 스며든 아쉬움에 이끌려, 남은 시간의 자투리를 엮어 전철에 몸을 실었다. 열차 문이 열리고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의 면면에서는 오후의 평화로운 기운이 읽혔다. 친구들과 도란도란, 혹은 가족의 손을 잡고, 저마다 단풍과 건강을 좇아 온 사람들. 그들의 얼굴 위로 비치는 환한 미소들이 나를 감싸는 듯했다.
그러나 공원 초입, 굳건히 서 있는 거대한 느티나무들이 나를 맞이하는 방식은 사뭇 달랐다. 앙상한 가지에는 이미 대부분의 잎들이 제자리에서 벗어나, 바람에 뒹굴고 있었다. 단풍의 절정을 논하기엔 이미 시기를 놓쳐버린 것이다.
내 활동반경 속 은행나무들이 비로소 샛노란 빛을 뿜어내고, 경인로의 플라타너스가 여전히 푸른 잎으로 바람과 희롱하는 소리를 내던 그 시간 동안, 대공원의 가을은 이미 깊어진 모양이었다. 계절의 발걸음이 이토록 제각각이었던가. 놓쳐버린 시기에 대한 씁쓸함이 다가온다.
공원 한편에 쓸쓸히 남아 제 색을 고집하는 단풍잎, 그리고 이미 빛을 잃어 퇴색해가는 나뭇잎들의 풍경을 찬찬히 거닐며 바라본다. 절정의 화려함 대신, 고요히 스러져가는 아름다움 속에서 떠나가는 가을의 시린 마음을 느지막하니, 그러나 더 깊게 품으면서 셔터 누르는 손끝에 실리는 건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그 순간의 감정과 마주한 이의 온전한 시선이리라.
대공원은 마치 삶의 축소판처럼 다양한 군상을 품고 있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떼는 아이의 손을 잡고 넉살 좋은 웃음을 터뜨리는 젊은 부부,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한 걸음 한 걸음 신중하게 건강을 챙기는 어르신들의 꾸준한 뒷모습. 벤치에 앉아 먼 산을 바라보며 깊은 사색에 잠긴 중년의 남자. 손잡고 오가는 길목에서 깔깔대는 다정하고 푸근한 이야기의 주인공인 중년의 여성들. 넓은 길 위에서 땀을 흩뿌리며 달리는 이들의 열정, 사륜 자전거의 바퀴를 굴리며 공원 이곳저곳을 유람하는 사람들의 천진난만한 표정. 그리고 이 모든 순간을 조용히 렌즈에 담는 이들의 분주한 움직임. 특히나 지긋한 연세에도 손을 맞잡고 걷는 다정한 부부의 모습에서는, 사랑의 의미가 애잔하게 피어났다.
호숫가로 향한다. 물 위를 유영하는 잉어 떼의 노련한 몸짓과, 느긋하게 물가를 오가는 오리들의 한가로움이 평화로운 정경을 만든다. 멀리 소래산이 묵묵히 대공원 전체를 내려다보는 모습은, 이 모든 풍경을 초연하게 감싸 안는 듯했다. 인간의 번잡함과 자연의 순리. 그 대비 속에서 가을은 그렇게 조금씩,제 본연의 색을 잃어가고 있었다.
결국 가을은 눈으로만 보는 계절이 아니라는 것을, 대공원의 늦가을은 내게 다시 일깨워주었다. 시기를 놓쳤다 한들 무엇이 대수랴. 오히려 절정의 화려함 너머,고요히 스러져가는 과정 속에서 발견하는 느낌이야말로 더 깊고 애틋한 법이다. 나의 시선에 담긴 그 모든 순간들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다. 그것은 지나간 계절의 고백이며, 머물다 가는 삶의 단면이고, 결국 나의 마음으로 남을 소중한 이야기가 될 테니까. 그렇게, 대공원의 늦가을은 쓸쓸함 속에서도 잔잔한 감동과 함께, 또 다른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모든 기억들을 내 삶의'오래된 미래'한 조각으로 새겨 넣으며, 늦가을 대공원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련다.
202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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