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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그리 아름답다니 본문
앞을 볼 수 있다면 뭘 제일 먼저 하고 싶어요?
앞을 보지 못하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울 일일 것만 같은 나는 그에게 서슴없이 묻는다.
'남의 물건을 훔치고 싶어요. 그 기분을 알고 싶어요'
아 내가 당신이라면 사랑하는 사람 얼굴을 보게 해달 라거나, 청소를 잘하고 싶다고 말할 것도 같은데, 그리 아름답다니 바다의 색깔이 보고 싶다고 말할 것 같은데, 친구의 얼굴을 보고 싶다고, 아니 단 한 사람의 얼굴이 어찌 생겼는지 보고 싶다고, 지금 당신 모르게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손가락 춤을 춰 보이는 내 손이 어떻게 생겼는지 한번 보고 싶다 할 것 같은데.
아, 남 모르게는 절대 할 수 없는 일.
앞을 볼 수 없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 바로 훔치는 일이겠구나.
멋지다. 이 소원. 내가 일고 있는 한 가장 멋진 소원이야다.
나는 그의 근사한 마음이 훔치고 싶어졌다.
남의 물건을 훔치고 싶다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마음은 오갈 데를 모르고 나도 눈이 먼 것 같다.
매일 지나는 길에 체리나무 한 그루가 있는 집이 있다. 담장 바깥으로 얼마쯤 내민 체리나무는 수많은 체리를 매달고 축 늘어져 있었다. 나가는 길에 몰래 서너 개, 돌아오는 길에 몰래 두어 개를 매일매일 따먹고 있건만, 이제 그것도 그만두어야겠다.
이 병률 여행산문집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中에서
#20 그리 아름답다니
# 그리 아름답다니를 읽었더니,
이 병률의 여행 산문 집중의 한 대목, '그리 아름답다니' 를 읽다가 문득..
눈 먼이의 간절함은 눈 뜬 나의 생각보다 깊으며
눈 먼이의 마음을 눈 뜬 나의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다름을 안다는 것은 모두를 알 수 있는 첨병인데
내가 눈이 먼다면 나를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은 어떨까 되짚어 반추를 해 보았더니
스스로 너무 작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각해야 할 것,
느껴봐야 할 것,
되돌아 나를 볼 것이 아직도 많으니,
65살의 내 나이가 깃털처럼 가볍구나!
2021-08-11 17:3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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