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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배다리 성냥 마을박물관 본문

일상이야기

배다리 성냥 마을박물관

김현관- 그루터기 2023. 2. 8. 01:22

배다리 성냥 마을박물관

1917년 10월 4일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 성냥공장인 '조선 인촌 주식회사'(朝鮮燐寸株式會社) 자리에 성냥 박물관이 들어섰다. 박물관은 배다리 마을 주민들이 기억하고 있는 우체국을 남겨두기 위해 옛 동인천우체국의 숙직실과 금고를 그대로 살려 전시 공간으로 활용했다.

조선 인촌 주식회사는 신의주에 제재소를 두어 성냥에 필요한 나무를 얻는 등 우리나라 성냥공장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회사 이름에 포함된 인촌(燐寸)은 당시 성냥을 일컫는 말로, '도깨비불'을 뜻한다. 불을 얻기 힘들었던 그 시절, 한 번의 마찰로 불이 일어나는 문화적 충격으로 생겨난 말이다.

이 회사는 6·25 전쟁 이후 문을 닫게 되었는데, 이후 이 공장 주변으로 성냥 제조 기술자와 기계 등이 퍼져 대한 성냥, 한양 성냥, 고려 성냥 등이 들어섰고 우리나라 전역으로 퍼져 각 지역에 성냥공장이 들어서는 한 계기가 되었다. 조선 인촌 주식회사는 성냥공장이었지만 배다리에 사는 주민들이 성냥갑을 붙이고 성냥을 포장하는 등 배다리 마을과 함께해 '배다리 성냥 마을박물관'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전시되는 이곳에서는 조선 인촌 주식회사에서 만든 조선표, 쌍원표 성냥과 전국의 주요 성냥 등 20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1부에서는 성냥의 역사를 소개한다. 지역별로 다른 성냥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생산 공장에 따라 포장재의 모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성냥이 만들어지기 전에 불을 지피는 수단이었던 부싯돌도 있다. 이곳에서는 성냥공장과 배다리 마을의 역사뿐만 아니라 연도별로 나눠서 조선인촌주식회사의 설립과 배다리마을의 달라진 생활상을 보여준다.성냥공장 근처에 살았던 배다리마을 주민들은 빈 성냥갑을 받아다가 풀로 붙이는 것을 부업으로 삼았다. 전시관에는 성냥뿐만 아니라 방 가구들도 당시처럼 꾸며놔서 더 생생하게 와닿는다.

2부에서는 성냥 공장의 모습들을 살펴볼 수 있다. 과거의 공장에 온 것처럼 조선 인촌 주식회사라는 팻말로 공간이 채워져 있다. 중간중간에 있는 텔레비전 화면에는 성냥공장에서 성냥을 만드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나온다. 또 한쪽 벽면에는 성냥을 제조하는 과정을 순서대로 보여준다.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3부에는 성냥과 함께 한 생활모습을 알 수 있는 전시물들이 있다. 성냥은 일상생활 필수품이었던 만큼 다양한 곳에 사용됐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성냥갑을 주머니에 넣고 다녔고, 난로를 피울 때도 성냥을 사용했고, 집들이 선물로도 많이 쓰였다. 이러한 여러 목적에 따른 다양한 디자인의 휴대용·가정용 성냥이 전시돼 있어 가장 마음에 드는 성냥을 골라볼 수 있다. 이곳은  예전의 다방처럼 공간을 꾸며 성냥에 관한 정보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공간 디자인에도 신경을 많이 쓴 박물관이라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다.

2021-09-01 10:23:32

 

조선인촌주식회사 자리 - 이 건물이 들어서기 전에는 문화극장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