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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나의 20대 사진 몇 장 본문
페북 어디에서 20대 사진 올리기가 시작되었는지는 모르지만, 한 분 두 분 풋풋한 젊은 시절을 꺼내 보이며 당신은 언제 보여 줄 거냐라는 압박감을 줍니다. 할 수 없이 저도 앨범을 꺼내 20대의 청춘을 반추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몇 장 추려 여러분에게 내 보이고 있습니다.
나의 20대는 70년대 중반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사연을 품고 있는 그 시절이 아련합니다.
첫 번째 사진은 동네 친구들과 북한산에 오르며 찍은 흑백사진이 제일 어릴 적 사진이네요. 삼십 대 후반에 올림포스호텔 노조위원장을 하던 가운데 친구 유성이는 사고로 벌써 고인이 된 지 오래입니다. 평생 영진공사를 다니다 정년퇴직하여 강화에서 펜션 카페를 하는 호섭이도 공무원 정년퇴직한 낙수와, 안산에서 아직도 직장생활을 하는 정구, 잘생긴 한상재 모두 다정한 50년 지기 친구들입니다..
양복을 입고 찍은 사진은 만석동으로 출장길에 하인천역 뒤편 이전한 외국인묘지 앞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현장실사차 가지고 간 카메라가 있어서 찍게 되었습니다. 혼자 찍은 또 다른 사진의 배경은 아암도입니다. 차도 서기 힘들고 교통이 불편한 저 곳을 일부러 찾아갈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이제는 추억으로 간직할 뿐입니다.
연애시절 지금의 아내와 북한산입구에서 찍은 사진도 있습니다. 아직도 내 옆을 지키고 있으니 저는 참 복 받은 사람입니다. 이작도 해변에서 흥에 겨운 4인조의 노랫소리가 지금도 흥겹게 들리는 듯합니다. 마지막 흑백사진은 형들과 석바위 수도사 뒷길(지금은 주택가로 변했습니다)의 딸기밭에서 가라사대 게임을 하는 모습입니다. 사진 속 내가 제일 사랑하던 동석형도 오래전 돌아가셨습니다.
옛 사진들을 보다 보면 이미 고인이 되신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자칫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앨범 속에서 돌아가신 분들은 일부러 빼놓고 즐거운 사진들만 보며 즐기려 합니다 아픈 추억을 굳이 되새기고 싶지 않거든요, 저의 20대의 모습이 어떻게 보이셨는지. 지금 보니 그저 풋내만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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