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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눈배웅 본문

내이야기

눈배웅

김현관- 그루터기 2025. 9. 6. 16:48

눈배웅

아침 햇살이 거실 창문을 부드럽게 스며들 때, 아내는 늘 그렇듯 작은애의 출근길을 배웅하기 위해 창가에 선다. 창밖으로 바삐 걸음을 옮기는 작은애를 눈길로 따라가며, 그녀의 얼굴에는 은은한 미소가 번진다.

아내는 언제나 그렇듯 작은애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창문 앞을 지킨다. 모퉁이를 돌아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나면, 그제야 천천히 몸을 돌려 작은 숨을 내쉰다. 그 눈매에는 사랑과 자부심이 고스란히 어려 있다.

꽃섬에서, 돌바우에서 아이들을 안고 흔들며 나를 향해 손을 흔들던 그 시절의 손길이, 세월을 지나 이제는 수봉골에서 잔잔한 눈배웅으로 이어진다. 손짓의 모양은 달라졌지만, 그 안에 담긴 사랑은 한결같다. 아내는 흐르는 세월 속에서도 변함없이 가족을 감싸 안고 있다.

나는 정년을 맞아 집에 머물고, 큰애는 장가를 갔다. 이제는 작은애의 매일 아침 길을 나서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 곁을 지켜주는 아내의 모습이 참으로 다정하고 고맙다. 그녀의 그 작은 몸짓 속에는 가족을 향한 깊은 사랑과 헌신이 스며 있다.

아내의 눈배웅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다. 그것은 매일 아침 작은애에게 건네는 무언의 응원이며, 하루의 시작을 따뜻하게 밝혀주는 인사다. 출근길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그 마음을 든든하게 해주는 아내만의 사랑이다.

그 풍경을 곁에서 바라보는 나 역시 그 사랑을 느끼고 있다. 아내의 다정한 모습은 우리 가족 모두의 마음속에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우리를 더욱 굳게 이어주는 힘이 될 것이다. 작은 행동이지만, 그 속에 담긴 사랑은 참으로 크고 깊다.

그렇게 매일 이어지는 눈배웅이, 우리 가족의 하루와 삶을 단단히 붙잡아 주고 있다.  20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