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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候 [후] 본문

내이야기

候 [후]

김현관- 그루터기 2025. 11. 3. 00:24

候 [후]

그리운 계절을 느낄 수 없다면 무엇을 그리워하는가?
발가락 사이로 빠져나오는 서삼릉 황톳길의 살망거림과
아롱대는 노랑나비 날갯짓 너머

코끝 스치는 쑥 내음에서 희망의 봄을 그려 볼까!

봄날의 따뜻한 햇살 아래, 서삼릉의 황톳길을 걸었던 그 순간을 기억합니다. 발가락 사이로 스며들던 따뜻한 황토의 감촉과, 노랑나비의 아롱거림이 어우러져 자연 속에서의 자유로움을 만끽했던 때였습니다. 그날, 당신과 함께 걷던 길은 마치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았습니다. 코끝을 스치던 쑥 내음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그 내음 속에 희망의 봄을 그려보는 일은, 이제 나의 추억 속에서만 가능한 일이 되었습니다.

지금지금 모래알에 열정을 끓여 담고
파도소리에 사랑 한 잔을 축이며
통기타에 내려앉은 하조대 별빛 감아
그 여름의 "候"를 만져 볼까!

여름의 뜨거운 태양 아래, 모래사장에서 함께했던 시간이 떠오릅니다. 뜨겁게 달아오른 모래알 위에 우리의 열정을 담아내고, 파도 소리에 우리의 사랑을 축였던 그 여름날. 하조대에서 통기타를 치며 별빛을 감싸 안았던 그 밤을 잊을 수 없습니다. 별들이 쏟아질 듯 빛나던 하늘 아래서 우리는 무한한 가능성과 자유로움을 느꼈습니다. 그 여름의 "候"를 다시 만져보고 싶지만, 이제는 추억으로만 간직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을은 아직 멀었는데
공지천 낙엽이 눈에 밟혀
장롱 속에 잠들던 앨범을 꺼내 들고
그 속에 함초롬 숨어있는
낙엽을 한 가슴 안아 볼까!

늦여름 어느 날 공지천에서 당신과 함께 걸었던 그 길 위에 떨어져 있던 낙엽들, 우리는 그 위를 걸으며 사소한 이야기들을 나눴지요. 장롱 속에 잠들어 있던 앨범을 꺼내들고, 그 속에 숨어있는 낙엽을 한 가슴 안아봅니다. 낙엽의 바스락 거림 속에서 우리의 지난날을 떠올리며, 그리움을 곱씹습니다. 가을이 오지 않았는데도, 그 계절의 쓸쓸함과 아름다움을 미리 느끼게 됩니다.

흰 눈이 꿈결같이 내리고
모닥불에 젖어든 눈시울 훔쳐가며
깊어가는 성탄 전야에 가슴 설레던
그 겨울날 백운 골짜기에 새긴
젊음의 아련함을 기억해 볼까!

겨울의 한가운데, 흰 눈이 꿈결같이 내리던 날. 모닥불 앞에서 당신과 함께였던 그 성탄 전야, 우리는 따뜻한 불빛에 기대어 서로의 온기를 나누었습니다. 눈 시울에 맺힌 눈물을 훔쳐가며, 우리는 서로의 젊음을 그 골짜기에 새겨 넣었습니다. 백운 골짜기의 그날은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깊어가는 겨울밤, 그리운 마음을 달래며 당신과 함께했던 모든 순간들이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그리운 계절을 느낄 수 없다면
무엇을 그리워하는가?

그리운 계절을 느낄 수 없다면
가슴 가득 추억 담아
사랑을 그릴 수밖에.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그리운 당신은 이제 내 곁에 없습니다. 그리운 계절을 느낄 수 없다면, 나는 무엇을 그리워하는 걸까요? 아마도, 당신과 함께 했던 그 모든 순간들이겠지요. 그래서 나는 그리운 계절 대신 가슴 가득 추억을 담아, 당신과 나눴던 사랑을 그려봅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당신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추억은 나에게 여전히 소중하고, 그 추억 속에서 당신을 만나고, 사랑을 되새기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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