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6/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형과니의 삶

빈 걸음 본문

내이야기

빈 걸음

김현관- 그루터기 2026. 1. 21. 10:46

빈 걸음

하늘로 떠난 친구의 숨결을 따라 영등포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았지만, 친구와 함께 웃고 떠들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고, 오랜만에 그의 사무실이 있던 주변에서 조그만  흔적이나마 찾을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안고 전절에 올랐다.

 년 만에 도착한 그곳은 예전과는 너무나도 다른 풍경이었다. 그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서 있었다. 너무 오랜 시간 이곳을 잊고 지냈었나 보다. 내가 기억하던, 친구가 있던 그곳은 이제 사라지고 없었다. 철망 너머로 보이는 새로운 건물들, 삭막한 담벼락 속에서 친구의 자취를 찾아보려 했지만, 모든 것이 황망하게 느껴졌다. 그의 사무실은 물론, 그와 함께 나누었던 시간들조차도 이제는 더 이상 현실 속에서 찾을 수 없었다.

계단 위의 조그만 사무실, 그의 책상 위에 놓여있던 작은 소품들, 우리가 함께 마셨던 커피잔, 그리고 그가 좋아하던 음악이 흘러나오던 그 공간이 이제는 낯선 건물 속에 묻혀버렸다. 그를 찾아보려 했던 내가 어리석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 자리엔 이제 아무런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으니..

마음속에 품고 있던 친구와의 인연도 세월의 흐름 속에 흩어져버린 것일까. 하지만 보고 싶은 마음은 하늘과도 같아 쉽게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그리움 가득한 마음을 안고, 다시 한번 그의 자취를 찾기 위해 자박자박 부평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곳에서 조금이나마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랐지만 함께 껄껄대며 목을 축이던 대폿집도,그의 친척아우가 운영하던 자전거포도 사라진  거리에 찬바람만 불고 있었다.

친구의 사무실을 밟고 우뚝 선 영등포의 아파트 앞에서 현실의 냉혹함을 느끼며, 부평 한 켠의 고즈넉한 골목길 바람을 맞으며, 그와의 추억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비록 함께 있던 자리는 스러졌지만, 그 자리안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대화들은 내 마음속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여기저기 기웃대면서 추억을 되새기다 보니 그가 여전히 내 안 자리하고 있음을 알겠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고 아직까지 이렇게 뭉근하니 피어오르는 그리움이 새겨지는 한 언제고 다시 만날 때까지, 우리의 우정은 가없이 이어지리라.    2026.1.21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지는 그리움 #기경이 # 벌써 십 년.

어제의 그리움은 시냇물이고,
오늘의 그리움은 강물이고,
내일의 그리움은 마침내 큰 바다로 이어지겠지?
너를 사랑한다. 친구야.

친구에게 / 이해인

'내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백과 바보  (1) 2026.02.02
겨울비  (0) 2026.02.01
동인천, 그리움의 시간들  (1) 2026.01.06
젊은 날, 그 기억  (1) 2026.01.04
꿈길에서 만난 이름들  (0) 2026.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