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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5월을 맞으며 본문
5월을 맞으며
벽에 걸린 달력의 5월은 유난히 빼곡하다. 동그라미와 작은 글씨로 표시된 날들을 하나씩 짚어보다 보면, 그저 날짜에 불과했던 시간들이 어느새 마음의 결을 건드린다. 기억해야 할 이름과 얼굴, 그리고 그날의 온기들이 되살아나며, 그리움과 감사가 천천히 겹쳐진다. 5월은 그렇게, 마음을 오래 머물게 하는 달로 시작된다.
우리 부부에게 의미 있는 결혼 43주년에는 아내와 조용히 서로를 축하하며,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 특별한 선물 하나보다, 마주 앉아 나누는 따스한 대화와 잔잔한 웃음이 더 오래 빛날 테니까.
부모님은 먼 곳에 계시고, 그 빈자리는 이제 두 아들의 작은 손길로 위로받는다. 카네이션 대신 건네는 말 한마디,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 속에서 사랑은 여전히 흐른다.
조용히 눈을 감으면, 오래전 교실의 공기가 떠오른다. 김이홍 선생님과 조병선 선생님, 두 분의 목소리와 눈빛이 아직도 마음 어딘가에 남아 있다. 스승의 날은 선물을 준비하는 날이 아니라, 마음속에 남아 있는 가르침을 다시 불러내는 시간이다. 그 배움은 세월을 건너 지금도 나를 비추는 작은 등불로 남아 있다..
법정공휴일인 근로자의 날을 맞으며 쉼의 의미도 다시 생각해 본다. 공장에서, 사무실에서,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이들의 하루를 떠올리면, 진심 어린 휴식이 왜 필요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형식적인 기념에 머무르는 듯한 허전함을 느끼는 이들도, 아마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기념일들을 짚다 보니,, 그것들은 단순히 지나가는 날짜가 아니라 마음의 무게를 다시 느끼게 하는 순간임을 알게 된다. 감사와 그리움, 사랑과 회한이 겹겹이 쌓여 조용한 노래처럼 흐르는 시간들. 그리고 그 노래를 함께 들으며 서로에게 조금씩 더 가까워지는 우리..
그렇게 5월은, 삶을 다시 한번 다정하게 돌아보게 하는 달로 내 안에 차분히 스며든다. 202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