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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충북단양] 도담삼봉! 여정의 끄트머리 본문

여행이야기

[충북단양] 도담삼봉! 여정의 끄트머리

김현관- 그루터기 2023. 1. 24. 12:19

https://youtu.be/8-AFTP_pflo?si=w64m4Vbnm79LN69N

 

도담삼봉!  여정의 끄트머리

 거인 춤사위의 감동을 품에 안고 사인암을 떠나 빗길을 이십여분 달려 가자 이윽고  여정의 끄트머리 도담삼봉에 도착하였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그동안 사진과 영상 등으로 익숙한 도담삼봉의 모습이 눈앞에 시원스레 보이는데 다행스럽게도  끊임없이 쏟아지던 빗줄기가 잠잠해져 도담삼봉의 장관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남한강의 맑고 푸른 물이 유유히 흐르는 강 한가운데 위치한 도담삼봉은 늠름한 장군봉(남편봉)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교태를 머금은 첩봉(딸봉)과 오른쪽은 얌전하게 돌아앉은 처봉(아들봉) 등 세 봉우리가 물 위에 솟아 있다. 이곳은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이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 할 만큼 젊은 시절을 이곳에서 보냈다 한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아들을 얻기 위해 첩을 둔 남편을 미워하여 돌아앉은 본처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살펴볼수록 그 생김새와 이름이 잘 어울려 선조들의 지혜와 상상력이 감탄스럽다. 그리고 장군봉에는 '삼도정'이라는 육각정자가 있는데, 일찍이 퇴계 선생은 "산은 단풍잎 붉고 물은 옥같이 맑은데 석양의 도담석양엔 저녁놀 드리웠네 신선의 뗏목을 취벽에 기대고 잘 적에 별빛달빛 아래 금빛파도 너울지더라"는 주옥같은 시 한 수를 남겼다.

날은 저물어 가고 저 멀리 석문까지 다녀 오기는 시간이 촉박하여 보이는 그대로의 도담삼봉만 보기로 작정하니 마음이 편하다. 기실 석문에서 내려다보는 도담삼봉의 모습을 보고 싶기는 하였으나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제한된 시간에 쫓기어 여기 저기 눈길을 주다 보면 후에 대상지의 면면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그저 다녀온 곳의 명칭만 주입되어 있는 경우가 왕왕 있게 되는 것을 깨닫게 된 적이 있어서이다. 

마음을 그러잡고 정 도전의 좌상 주변을 돌아 보며 그의 뼈 있는 "선인교 나린물"이라는 싯귀를 찾아본 것도 석문보기를 포기하며 얻은 하나의 성과라면 성과랄 수 있겠다.

선인교 아래로 내리는 물이 자하동으로 흘러드니/
오백 년 화려했던 고려 왕조가 물 소리 뿐이로구나/
아이야 고려가 흥하고 망한 것을 물어서 무엇하겠느냐/

정 도전은 영탄법으로 지은 이 시에서  영원한 자연에 빗대어 인간사의 무상함을 표현하면서 개국공신으로서의 자기 합리화의 의도를 넌지시드러 낸 듯 보인다.

퇴계 선생도 정 도전도 김정희, 김홍도, 이방운 등의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이곳 도담 세 봉우리의 수려한 자태를  바라보며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리면서 절경에 심취했으리라는 것을 가늠하며 컴컴해진 하늘빛을 뒤로하고 귀로에 올랐다.

달포 전 넘어져 무릎이 아픈 아내를 대신하여 작은 애와 함께 다녀온 이번 여행을 바라보는 친구와 선배님들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가 많은 힘을 주었고, 아비를 위해 이런저런 불편을 감수하는 다정한 작은애의 배려심에 흐뭇하였으며, 무엇보다 협곡열차에서 찍은 부자간의 사진을 보면서 뭉클함에 눈물이 날 뻔했다는 아내의 마음을 알고 함께 가지 못한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어 다행이었다.

여행은 계획한 대로 움직이는 것 편하고 무리가 없겠지만, 이번처럼 함께 가려던 아내에게 문제가 생겨 아들애와 떠난다든지, 돌연 비가 내리는 돌발적인 상황의 발생으로 인한 계획의 수정이 발생되었을 때, 그로 인한 불편함을 감수하며 얻어 내는 성취감등에서 소소한 여행의 맛을 찾는 것도 하나의 재미라 할 텐데 오늘 여행에서는 아들의 배려심을 느낄 수 있음이 즐거움보다는 따스한 정의 발견라 겠다. 살아가며 잠시 쉼표를 찍는 것. 그 시간을 계기로 더 따뜻한 삶을 만들어 가는 것 여행하는 이유일테지! 이번에도 작은 쉼표를 찍었다. 가쁜 숨 몰아치듯 보낸 1년의 끝자락에 잠시라도 숨을 고르며 행복한 매일을 보내고자 한 것이 이번 여행을 다녀온 이유가 되겠다.  10.10  

 

도담삼봉

 정 도전이 지은 "선인교 나린물" 시비

삼봉 정 도전의 좌상

도담삼봉 주차장 내에 자리한 광공업전시관

전시된 암모나이트 화석 

혈세 먹는 애물단지 된 단양 광공업전시관 http://www.ccdail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80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