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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들판 본문
황금빛 들판
황금빛 들판이 눈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들판은 지금, 마치 오래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평온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알지 못한 채 지나친다면, 이 들판이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 짐작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예전 같으면 이곳엔 하얀 공룡알 같은 곤포 사일리지 bale silage 가 여기저기 놓여 있었을 텐데, 지금은 그 자취를 찾기 힘듭니다. 농사를 짓지 않은 들판이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하지만, 그 고요함은 오히려 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이 황금빛 풍경은 언젠가 산업단지로 변모할 운명을 가진 땅입니다. 평온하게만 보이는 이 들판이, 앞으로 얼마나 바쁘고 시끄러운 공간으로 바뀌게 될지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쓸쓸해집니다.
이제 들판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거대한 공장들이 들어서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 넓고 너른 땅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기계 소리와 굴뚝의 연기에 휩싸이게 될지 상상해 보니, 안타까운 마음을 숨길 수 없습니다. 농부들의 땀과 시간이 스며든 이 땅이, 이제는 산업화의 물결에 휩쓸려 사라질 운명이라는 사실이 더욱 아프게 다가옵니다.
들판의 스러짐과 산업의 발달은 어쩌면 시대의 흐름일지도 모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그 변화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것을 얻기도 하고 잃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황금빛 들판을 바라보며, 마음 한편에는 잊히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미안함이 맴돌게 됩니다. 이 땅이 잃어버릴 평온과 그 속에서 잊힐 이야기가, 결국 우리에게도 큰 의미를 남기리라 생각됩니다.
이제 곧 이 황금빛 들판은 그 모습을 바꿀 것입니다. 겉보기엔 평온하지만, 이 들판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이 풍경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그 평온함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싶습니다. 자연의 변화, 그리고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는 변화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오늘 대산산업단지 옆을 지나며, 그 황금빛 들판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아봅니다. 앞으로 이곳이 어떤 모습으로 변하든, 지금의 이 아름다움이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기를 바라며, 떠나는 길에 아쉬움을 남깁니다.
2018.9.30 친구들과 황금산에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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