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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의 깊이가 다른 말
- 碑巖寺
- male vo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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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80b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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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소래나들이 본문
소래나들이
친구 명호와 소래습지를 들렀다. 습지 입구의 둘레길 초입에 조그만 배 한 척이 숨 쉬고 있다. 이름하여 '소래호', 저런 배를 보면서 아침 햇살을 몸에 두르며 포구를 떠났다가 저녁 햇살 속으로 돌아오고, 어느 저녁은 온몸에 달빛을 환히 받으며 포구로 돌아오는 꿈을 꾸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는 그저 발길 닿는 대로 이 곳을 찾았을 뿐이다. 눈 온 뒤끝, 발 밑에는 바삭거리는 언 눈길이 하얗고, 황량한 습지에는 눈바람만 불어 괴괴하다.
두 친구는 옛 이야기를 나눈다. 청춘시절 휑한 소래 염전터에 선배들이 마련한 친구 A의 군입대 송별식에서, 미친 듯이 술 마시며, 노래를 부르다가 문득 눈시울이 그렁그렁해지던 친구 녀석을 바라보며 , 저리 여린 친구가 어찌 군대생활을 할까 걱정했지만, 그는 기우일 뿐, 무탈하게 제대하는 모습에 빙긋이 웃던 내 속마음을 이제야 풀어낸다.
습지 아래에 다리 하나가 있다. 미생의 다리에서 완생을 생각하는 광진이가 정성들여 찍은 소래염전의 "미생의 다리" 사진들을 종종 친구들에게 보내 주던 어느 날, 이른 새벽 따뜻한 색깔이 그립다며 소래를 찾아 "너만의 경계"라는 작품을 친구들에게 보내 주었는데 새해를 맞이하는 감회를 따뜻한 색으로 표현한 친구의 심성이 두터웠다. 환갑과 정년을 넘기고도 이순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며 아직까지 꿈을 찾고 완생을 이루고픈 친구들에게 보내는 아름다운 메시지였다.
곽재구의 '포구기행'이 건넌방 책장에서 삐져나와 새삼스레 되읽고 있는데
'산 아래 한 줄기 길이 있어라
끝없는 봄 빛 눈앞에 환한데
산 그림자 속 흰꽃 붉은꽃 피어 있네
걷고 또 걸으면서
하늘도 보고 땅도 보네'
함허 선사의 '길 위에서' 라는 시를 음미하며 살아 온 나의 삶에 그어진 길의 형태와 내게 안겨진 세월의 무게를 반추하다 오래 전 끄적여 놓았던 세월이라는 글 한 자락 두드려 깨우며 소래 나들이를 마친다..
세 월 / 김 현관
인생이란 길을 하염없이 걷다보니 이제 산등성이에 오른 듯 저 아래 구름이 보인다. 내 삶에 단풍이 물들고 있는 징조란다. 문득 해가 지고 한 해가 또 지나며, 작은 일에도 퍼득이던 노여움의 감정은 무뎌지고 자꾸 옛 것이 그리워진다.
이루고자 하는 욕심이 사그러지며 마음속의 각이 자꾸 둥그레지고 의지할 곳 찾아 두리번거리니 그게 나이 들어가는 징조란다. 살다 보니 모든 게 자꾸 그리워지고 원망도 되새겨 보게 되니 그게 살아가는 길인가 보다...
늘 너는 우리에게 삶의 길을 제대로 가르쳐 주었다는걸 늦게 깨달은 무지가 아쉽다. 우리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겠지만, 늦었으나 이제라도 한 번쯤은 쉼 없는 널 그리워하자는 게 그게 나이 들어가는 징조란다..
2021.2.5
작품사진 : 조 광진
동창 조 광진의 미생의 다리 연작 중 일부사진들을 모아 슬라이더로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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