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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하 선생無何先生 방랑기 본문
무하 선생無何先生 방랑기
知識 ,知慧 ,生活/배움-문학,철학사
2022-06-23 08:47:36
무하 선생無何先生 방랑기
짐을 묶으며
여름에 저녁을 먹고 뜰에 앉았노라면 흔히 산비둘기 우는 소리가 들린다.
황혼의 산골짜기를 울려나오는 둔탁한 듯한 그 애조가 들어보면 꽤 처량하다. 처자를 다 잃은 어느 사나이가 비애의 나머지에 망건을 팔아 술을 사먹고 급기야는 벼랑에서 떨어져 죽어, 그 넋이 산비둘기로 태어나서 황혼이 되면 슬프게 울어, 사람에게 원한을 하소연하는 것이라는 옛이야기가 있다.
“계집 죽고, 자식 죽고, 망건 팔아 술 사 먹고.”그 울음이 이렇게 들린다.
그쯤 되면 신세가 아닌게아니라 꽤 고달프기도 할것이다.
그러나 다시 들어보면 산비둘기의 그 울음소리가 반드시 그의 신세 타령만으로 들리는 것도 아니다.그동안에 운이 차차 새로이 좋아져서 살림을 차리고, 그 살림이 제법 늘어도 간다는 그런 이야기를 자랑삼아 하는 것도 같다.
“계집 얻고, 자식 낳고, 술값 모아 망건 사고'
꼭 이렇게 들리기도 하는 것이다.
산비둘기의 우는 소리는 뜻이 이렇게 모호하여 그정체를 알아내기가 어렵다. 말하자면 산비둘기 울음의 뜻은 들을 탓이나 아닐까?
그러나 생각하면 뜻이 모호해 그 정체가 무엇인지를 알기 어려운 것이 다만 산비둘기의 울음뿐은 아닌 것이다.
우선, 인생! 요놈의 뜻을 속속들이 알아내기가 여간 어렵지 아니하다. 어찌 보면 둥글둥글해 수박도 같고, 또 어찌 보면 뾰죽뾰죽 제법 규각이 지기도 했다. 요리 생각하면 요렇듯 하지마는 조리로 생각을 하면 어느 틈에 조런 탈을 쓰고 앉는 것이다.
“요놈!"
하고 멱살을 잡고 들여다보면 으레 칠면조 대가리가 되어 온갖 색으로 빛이 변한다. 구미호의 둔갑을 하는 셈이다. 이런 정체 불명의 괴물을 일생의 반려로 타고난 것이 도대체 우리의 궂은 팔자소관이라고 팔자나 한탄할 밖에 도리가 없다.
인생은 봐 보면 꼭 볼 탓이다.
그러기에 '인생이 요강 같다' 는 정의도 그 존재를 주장할 권리가 뚜렷이 있는 것이다.
나는 짐을 묶으며 그러기로서니 인생이 설마 그럴 수가 있나 하고 고개를 좌우로 틀며 다시 생각해 보지 않는 것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백사천를 해보아도 인생은 결국 요강밖에 같은 것이 없는 것이다.
인생이 요강 같다는 것은 인생에 대한 일대 반역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생이 요강 같다는 이 인정된 사실에는 '역시 인생은 요강' 이란 말을 아니할 수가 없다. 혹 그렇지 않다는 자가 있는가? 그 자의 해석은 그 자 볼 탓의 해석으로 맡기련다. 내 진리는 어디까지 내 진리로 보류된다. 진리는 영상벌의 권외에 안도하는 것이다. 반역 여부가 본시 그 안중에 있을 문제가 아닌 것이다!
김상용(1902~1951)
시인, 호는 월파
경기도 연천 출생, 1926년 동아일보에 시 <일어나거라>를 발표하면서 문단활동을 시작했다. 1927년 일본 릿쿄(立敎]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고 8·15광복 전까지 이화여전 교수를 지냄. 강원도지사를 거쳐 이화여대 교수 역임. 1948년 보스턴 대학에서 영문학을 연구한 후 귀국함. 광복 후에는 과거의 관조적인 작품경향에서 벗어나 인생과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안목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러한 경향은 <무하선생 방랑기>에 잘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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