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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영화 '시간 여행자의 아내'와 '어바웃 타임' How long will I love you - About Time 본문

음악이야기/영화음악

영화 '시간 여행자의 아내'와 '어바웃 타임' How long will I love you - About Time

김현관- 그루터기 2023. 4. 17. 00:03

영화 '시간 여행자의 아내''어바웃 타임'

시간, 사랑 그리고 삶

시간여행은 끝없이 변주되어 영화로 만들어지는 주제다. 영화 <시간여행자의 아내와 영화 <어바웃타임>은 시간여행자의 삶을 통해 아름다운 삶의 본질을 보여준다. 우리에게는 시간여행을 하는 능력은 없을지라도 매일 평범한 삶을 마지막인것처럼 살아감으로써 시간을 이길 힘이 있다. 글 송준호 대외홍보정책실장

시간여행은 끝없이 변주되어 영화로 만들어지는 주제이다. 이 장르의 기원으로 조지 웰즈의 소설 '타임머신'(1895)을 꼽지만, 필자가 어릴 때 재미있게 읽은 마크 트웨인의 '아서 왕궁의 코네티컷 양키'(1889)와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1843) 같은 소설을 보면, 그 이전부터 서양 소설에는 시간여행 개념을 다루는 전통이 있었다. 동양은 '홍루몽(紅樓夢)'이나 장자의 '나비의꿈'처럼 '시간여행'보다 ''을 소재로 다루는 전통이 있다. 서양은 시간을 원인-결과를 가진 흐름의 역사로 보는 데 비해, 동양은 시간을 순환으로 보고 삶을 통시적으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에서 시간여행은 몇 가지 내러티브로 다루어지는데 가장 고전적인 것이 타임리프 (Time leap, 시간도약)이다. 수많은 버전으로 만들어진 '타임머신'이 원형이고, '백 투더 퓨쳐''터미네이터' 같이 진보적인 비주얼과 큰 스케일의 블록버스터 SF 대작이 많다. 타임슬립(Time slip)은 우연한 계기로 다른 시간대로 빠져들면서 겪는 해프닝을 다룬다. 고전 명작 '혹성탈출'이나 최신 항공모함이 태평양 전쟁 시대로 시공 이동을 하는 '파이널 카운트다운'이 대표 영화이다. 우리나라에도 20대의 철없는 어머니를 만나는 딸의 해프닝을 다룬 인어공주'가 있다.

타임루프(Time loop)에서는 주인공이 특정 시간대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내용을 다룬다. 고전으로 빌 머레이의 '사랑의 블랙홀이 있고 최근에는 탐 크루즈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있다. 한때 B급 영화계에서 저예산으로 많이 만들었는데, 무한히 반복되는 루프를 다루다 보니 지루한 내용이 되기도 한다. 한국에는 '하루'가 있다.

시간왜곡 현상, 즉 어느 장소나 특정 물건을 매개로 다른 시간대가 뒤섞여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는 타임워프(Time warp) 내러티브는 서로 만날 수 없는 시간대의 아쉬움으로 서정적이고 간절한 스토리를 엮어나가기 유리해서 감성적인 명작이 많다. 무전기를 통해 과거 아버지를 구하는 '프리퀸시'나 피아노를 매개로 한 소녀와 소년의 사랑을 다룬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등이 있고, 한국에도 '시월애', '동감' 등 수작이 많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감성이 결합한 새로운 내러티브들이 나타난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대표적이다. 만화가 원작인 일본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시간이 거꾸로 흘러 하루가 갈수록 어제가 되어가는 소녀를 사랑하는 소년이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간여행에 삶과 시간에 대한 성찰을 담은 철학적 영화도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이번 호에 소개할 두 편의 영화가 대표적인 예이다.

가족이 주는 희망, '시간여행자의 아내

'시간여행자의 아내'는 오드리 니페네거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레드', 인서전트' 시리즈 등 수작을 만든 독일 출신 감독 로베르트 슈벤트케가 연출하였다. 이 영화는 감독보다 원작과 배우들의 영화이다. '트로이'에서 '헥토르' 역을 맡았던 에릭 바나와 제2'멕 라이언'이라 불린 레이첼 맥아담스가 시간여행자 헨리와 그 아내 클레어 역을 맡아 가슴 먹먹한 러브스토리를 공감력 있게 연기한다.

헨리는 원치 않게 시도 때도 없이 시간도약을 하는 시간여행자이다. 생애 첫 시간도약은 눈길의 대형 사고로 어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일어난다. 영문을 모르고 혼자 눈길에서 울부짖는 어린 헨리를 달래며 그의 능력을 일러준 사람은 미래에서 온 헨리이다.

어린 자신을 구해주고 현재로 돌아온 헨리는 도서관에서 자신을 잘아는듯한 여인 클레어를 만난다. 클레어는 소녀 시절 초원에서 미래에서 온 멋진 헨리를 만난 후, 여느 소녀가 그러하듯 그와 결혼할 것을 꿈꾸며 성장했다. 그리고 둘은 결혼한다.

시간여행자의 아내'에서 헨리의 시간도약은 중력처럼 중요한 사람의 시간과 장소에 끌린다. 원치 않는 능력으로 사냥감처럼 위험한삶을 사는 시간여행자 헨리의 공허한 인생을 채워준 것은 아내 클레어고, 삶의 의미를 완성시켜준 것은 딸 앨바다.


클레어의 연이은 유산으로 헨리는 유전학자 켄드릭 박사를 찾아간다
. 켄드릭 박사는 시간도약은 간질 발작과 유사하며, 유전이 될 것이며, 태아도 시간도약으로 유산된 것이라고 말한다.아이와 아내의 불행을 막기 위해 헨리는 독단으로 불임 수술을 해버린다. 격하게 다투고 집을 나온 클레어는 과거에서 온 헨리를 만나고, 그날 딸 앨바를 갖게 된다.

헨리는 시간도약 중 아직 태어나지 않은 딸을 만나게 된다. 그녀가 총명하고 아빠와 달리 시간도약 조절 능력도 있는 것을 알고 기뻐하지만, 자신이 오래 살지 못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헨리에게 시간도약은 위험이자 저주이다. 간질발작처럼 원치 않는 순간, 뜻하지 않은 장소에서(그것도 벌거벗은 채로 일어나기 때문에 헨리의 대사처럼 늘 쫓기며 산다. 딸이 다섯 살이 되는 해, 헨리는 시간도약 중 다쳐 걷지 못하게 되고 다음 시간도약에서는 자신이 죽을 것을 예감한다.

영화는 헨리가 죽은 후, 그 옛날 클레어와 헨리가 처음 만났던 초원에 아직도 시간여행을 하는 젊은 헨리가 나타나는 장면으로 마친다. 세 사람은 다시 만날 희망을 가지고 헤어진다.

시간여행자 헨리가 '투명인간'(조지 웰즈)의 그리핀 박사와 같이 비참하고 무가치한 죽음을 맞이하지 않은 것은 아내와 딸 덕분이다. 시간여행자의 뿌리 없는 공허한 인생을 채워준 것은 클레어고, 완성시켜 준 것은 앨바다. 어두움에서 '페이드인' 된 이 영화가 밝은 빛으로 '페이드아웃' 된 것은 가족이 주는 희망 때문이다.

영화의 또 하나 주인공은 시작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흐르는 독일 가곡 'Estist ein ros'이다. 이 음악은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 미국 영화를 독일 감성이 짙은 유럽 영화 느낌으로 바꾸어 준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주는 선물 어바웃 타임'은 리차드 커티스가 감독한 영국 영화이다. 리처드 커티스는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노팅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각본을 써서 영국 '워킹 타이틀사를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로 만든 주역이다. 감독 경력은 '러브 액추얼리'로 시작하였다. 도널 글리슨과 레이첼 맥아담스가 주연을 맡았지만 막상 영화의 품질(?)을 보장해주는 것은 영국 노장 배우 빌 나이와 린제이 던컨이다.

팀은 콘월의 해변가 집에서 일찌감치 은퇴 생활을 하는 아버지와 바쁜 어머니 등 가족과 함께 한적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21살이 되는 해, 팀은 아버지에게 대대로 집안 남자들이 자신이 존재하고 기억할 수 있는 과거로 시간이동을 할수 있다는 놀라운 비밀을 전해 듣는다. 그 능력으로 아버지는 많은 책을 읽었고, 할아버지는 돈을 벌었지만, 팀은 멋진 사랑을 하는 데 쓰겠노라 결심한다.

팀은 여름휴가로 콘월을 찾아온 여동생 친구 샬롯을 좋아하게 되어 여러 번 시간이동을 해서 환심을 사려 하지만, 시간 이동으로는 누군가가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직장을 위해 런던으로 이사가 일생의 여인 메리를 만난 팀은 아버지의 괴짜 극작가 친구 해리를 돕기 위해 시간이동을 했다가 메리와의 일을 없었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러고는 메리와의 일을 바로잡기 위해 몇 번이고 시간여행을 되풀이한다.

 

https://youtu.be/tFFic1iYM-c

How long will I love you  - ABOUT TIME

어바웃 타임'은 시간여행을 하는 아들과 아버지의 영화이다. 아들을 위해 시간 여행을 포기하고 죽음을 받아들인 아버지는 아들에게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 먼저 평범한 삶을 살고, 똑같이 하루를 한번 더 살라고 일러준다.

 

영화는 전반부까지 전형적인 '타임루프 로맨스'의 길을 걷다가, 팀과 메리의 콘월에서의 결혼식과 노장 배우들의 본격적인 등장을 중심으로 탈바꿈한다. 폭풍이 불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난리통에 흐르는 감미로운 주제가 '일 몬도(세상)의 절묘한 대조는 영화의 정점을 찍으며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한다.

결혼 후 아이를 키우던 팀은 어떤 사건으로 아이를 임신하기 전 과거로 시간이동을 하면 아이가 바뀔 수 있음을 알게된다. 아버지가 폐암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되어 콘월로 찾아온 팀에게 아버지는 젊을 때 흡연이 원인이지만 팀을 낳기 전 일이라 돌아가 바꾸지 않을 것이며, 50세 전에 일을 포기하고 콘월에서 은퇴 생활한 것도 아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알려준다.

장례식 후에도 팀은 시간이동으로 생전의 아버지를 찾아가지만 시간이 흘러 팀과 메리는 새 아이를 가져야만 하고 아버지를 만나기 위한 시간이동을 포기하기를 결심한다. 팀과 아버지는 마지막 고별의 시간을 보내고, 팀은 이제 아버지 없는 삶에 적응하기로 한다.

우리와 다르지 않은 시간여행자의 삶

'시간'을 다루는 두 영화에서 진지하게 말하는 것은 '사람''가족'에 대한 것이다. '시간여행자의 아내'에서 헨리는 자신 1시간도약이 '중력처럼 중요한 사람이 있는 시간과 장소로 끌리는 것 같다'고 한다. 우리는 시간여행을 할 수 없지만 우리의 생각은 항상 소중한사람들에게 끌리고 영향을받는다.

'어바웃 타임'에서는 자식을 낳기 전으로는 시간이동을 하면 자식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팀의 아버지는 암에 걸리지 않을 기회를 포기하고, 팀은 더 이상 아버지를 만나지 못하는 삶을 택한다(평범한 우리들도 그러하다).

정작 시간여행자의 삶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더 많은 선택지 때문에 더 혼란스럽고 복잡한 고민을 할 뿐이다.

'어바웃 타임'에서 팀의 아버지 역을 맡은 빌 나이는 "시간이동 능력으로 행복하게 삶을 사는 비법은 평범한 하루를 살고, 똑같이 하루를 한 번 더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 "처음엔 긴장과 걱정 때문에 볼 수 없었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두 번 살면서 느낄 것"이라고 말한다.

'어바웃 타임'은 시간이동이란 능력으로 무언가를 이루거나 바꿀 수 없으며, 하루를 잘 살아내는 기회를 한 번 더 얻는 것이 유일한 혜택임을 보여주려 한다. 그것은 시간여행을 할 수 없는 우리도 할 수 있다. 걱정하지 않고 매일매일 가장 평범한 삶을 마치 마지막날인 것처럼 살아가는 능력이 있다면・・・・・・.

송준호 교수는 인하대병원 신장내과 과장으로 3개 미국과 유럽 교과서에 챕터 저술을 한 손꼽히는 국제적 투석 치료분야 전문가이다. 인하대병원 대외홍보정책실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신문 시민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본지를 위해 매회 2편의 주옥같은 영화를 선별해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