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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잡힌 새의 세 마디 말 본문

철학,배움,지혜

잡힌 새의 세 마디 말

김현관- 그루터기 2023. 7. 11. 11:15

잡힌 새의 세 마디 말

 

 

잡힌 새의 세 마디 말 / 루미

한 남자가 올가미로 새를 잡았다. 그런데 새를 죽여서 먹으려는 순간, 놀랍게도 새가 말을 하는 것이었다.

"여보세요. 당신은 양고기도 먹고 소고기도 먹었는데 여전히 배가 고프군요. 그런데 과연 나 같은 꼬맹이 새 한 마리 뜯어먹는다고 성이 차겠어요? 하지만, 만일 나를 살려서 놓아준다면 당신에게 아주 값진 현자의 말 세 마디를 들려주겠습니다. 어때요?”

남자가 그러자고 했다.

새가 말했다.

좋습니다. 잘 들어요. 첫 번째 말은 당신이 나를 움켜 잡은 손을 펴자마자 들려주겠어요. 두 번째 말은 지붕 위에서 들려주고 나머지 말은 나뭇가지 위에서 들려주지요. 내 말을 모두 마음에 새기면 행운이 뒤따를 겁니다.

, 준비 됐나요?”

남자가 손을 폈다.

새가 그의 손에서 놓여나며 말했다.

", 첫 번째 말입니다. 당신 듣기에 말도 되지 않는 말이거든, 그 말을 누가 했든지 간에, 절대 믿지 말아요."

새가 지붕 위에 앉아서 말했다.

두 번째 말입니다. 지나간 일은 후회하지 말고 잊어버려요.”

이어서 새의 말이 계속되었다.

"실은 내가 아주 값진 진주알을 삼켰는데 무게가 다섯 근은 될 것이오. 그 진주알을 팔면 당신뿐 아니라 당신

손자들까지 대대로 배부르게 먹고 살 텐데, 나를 놓아줬으니 이제 그만 물 건너갔지요."

이 말에 남자가 후회와 분통의 눈물로 옷을 적시며 울부짖었다. 새가 남자를 달래며 말했다.

진정해요. 당신이 내 말을 새겨듣지 않으면 아무리 현명한 말이라도 무슨 소용이겠어요? 내가 말했지요? 무슨 일이든지 지나간 일은 후회하지 말라고! 그러니 더 이상 시끄럽게 굴지 말아요. 그리고 당신은 나의 첫 번째 말도 귀담아듣지 않았어요."

"뭐라고 했는데?"

말도 되지 않는 말은 누가 하더라도 믿지 말라고 했잖아요? 내 몸무게가 겨우 세 근인데 어떻게 다섯 근이나 되는 진주알을 삼킨단 말입니까? 당신이 내 몸을 들어봐서 알 것 아니오?"

, 물론! 그렇지, 그렇고 말고!"

안심이 된 남자가 새에게 말했다.

, 그럼 이제 세 번째 말을 들려다오."

새가 나뭇가지 위로 날아오르며 말했다.

앞의 두 마디 말을 듣는 당신 태도로 보아 세 번째 말을 해봤자 아무 소용없겠다 싶어서 그만두기로 했어요. 자 그럼 안녕!"

그리고 새는 날아갔다.

#

루미 Jalal ad-din Muhammad Rumi(1207~1273)

이슬람 최고의 신비주의 시인이며 마울라위 수피 교단의 창시자, 페르시아의 발흐에서 태어나 바그다드 · 메카 등지를 떠돌며 순례하다 지금의 터키인 코니 아에 정착했다. (루미라는 이름은 소아시아를 가리키는 ''에서 온 것이다. 코 니아에서는 매년 127일부터 17일까지 영성을 고양시키는 명상을 가리키는 '세마'를 중심으로 그를 기리는 행사가 열린다.)

1244년 샴스 앗-딘에게 사사 하였고, 뛰어난 종교인이자 학자로서 이슬람 신비주의 사상을 펼치는 한편 신 과의 사랑의 기쁨을 노래한 시를 지어 오늘날 페르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으로 추앙받고 있다. 모두 6권으로 된 방대한 분량의 대서사시 영적인 마스나위는 이슬람 신비주 의 사상과 시 문학은 물론 중세 문학과 사상에도 많은 영향을 끼침으로써 오늘 날 '신비주의의 바이블', '페르시아어로 된 코란'이라는 명성을 얻어 이슬람 문학 작품 가운데 가장 많은 영역본을 가지고 있다.(유럽과 미국에서 그의 이름 을 딴 재단이 100개가 넘는다.)

루미의 우주적이고 모든 것을 포용하는 사랑의 메시지 안에서 누구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다시 루미의 붐이 불고 있으며, 유네스코는 2007년을 '세계 루미의 해'로 지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