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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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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골

김현관- 그루터기 2023. 9. 29. 12:21

망골

어느 동네에나 약간 모자란 듯하면서 주책없는 언동을 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동네에서는 팔푼이, 푼수, 주책이란 말로 그들을 불렀다. 그러나 이들은 대체로 악의는없고 마른 데 진 데를 가리지 못하는 것이 흠이다. 팔푼이나 푼수보다 조금 더 욕에 가까운 말이 망골이요 망물이다. 주책없음이 대책이 없을 정도일 때 망골이라 했다. 성골, 진골에 대해서 망골이 있다고 생각하면 쉽게 기억될 것이다.

옛 투의 말이 사라지고 또 불량소년이나 저능아와 같은 차별적 언사를 삼가는 풍조에 따라서 망골 같은 단어도 완전히 사라졌다. 그것은 나쁜 일은 아니다. 그러나 파렴치하고 기본을 모르는 악랄한 불한당이 도처에서 활개 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세태이다.

구제할 수 없는 내로남불의 양심 불량배는 우리 시대의 망골이요 망물이다

유 종호 / 사라지는 말들 - 말과 사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