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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동인천북부역 광장의 스케이트장을 바라보면서 본문
동인천북부역 광장의 스케이트장을 바라보면서.
동인천역 뒤편에 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청아하다.내가 스케이트라는 기구를 처음 보게 된 것이 6살 무렵이니 근 50년이 넘어간다.어린 시절에는 나무판대기에 굵은 철사줄이나 얇은 철판으로 날을 세운 썰매로 얼음을 지치며 놀았는데, 너른 서랑리 방죽에서 홀로 유유히 스케이트를 지치던 외사촌형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 형의 스케이트가 망가져, 막내 외삼촌이 스케이트날을 살려 넓직한 2인승 썰매를 만들어 주었는데, 가히 썰매계의 벤츠로 불릴만큼 우아하고도 부드러우며 쾌적한 속도감을 선사해 온 동네 아이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직접 스케이트를 탈 수 있게 된 것은 그로부터 근 10년이 지나 중학교 시절이었다. 당시에는 동대문 실내 아이스 링크장 외에는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변변한 시설이 전무한 상태였으니 도시근교의 논이나 공터등에 물을 채워 놓은 스케이트장이 곳곳에서 성업 중이었다.이들은 적당히 물만 채워 놓고 새끼줄로 구역을 정해 입장료를 받고 운영했으니 그야말로 봉이 김선달과 다름없었다. 그 곳에는 스케이트 날을 갈아주던 이와, 추운 날 몸을 녹이며 요기도 할 수 있는 비닐 천막을 쳐 놓고 뜨끈한 오뎅이나 우동등을 팔던 장사치들이 쏠쏠한 재미를 보았다 .하지만 하천이 얼거나 미나리꽝 등지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곳에서 스케이트를 지치던 이들도 상당수였다.
아주 어렵게 구하여 타던 스케이트의 상표는 "전 승현"이었는데 당시에 함께 많이 구입하던 상표중 하나가 " 세이버 " 였다. 이 스케이트는 2년밖에 타질 못했는데 부쩍 자라버린 발때문이기도 하지만 도시화가 가속되며 스케이트를 탈수있는 공간이 줄어들면서 흥미를 잃었기 때문이다.지금은 전국에 실내 아이스링크들이 생기고 동호인회들도 활성화 되어 있어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겨울스포츠로 자리잡고 있지만, 불과 10년전만 하더라도 실내에서 스케이트를 즐기기 힘들었다. 저렇게 구청에서 설치하고 개방하여 아이들이 활발하게 즐기는 모습들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앞으로도 계속 생활체육시설을 확충하고 이용하여 많은 국민들이 든든한 체력을 길렀으면 한다.
2017.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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