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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아라뱃길 산책 본문
https://youtu.be/-EeKRzcKiBQ?si=ackz4Av7tNmv2XRb
2021-02-01 19:56:16
코로나로 인해 서로 만나지 못한 지 벌써 몇 개월.. 2.5단계가 설끄트머리까지 계속되어 그나마 안전하게 밖에서 만나기로 하였는데 형님 누님 한분씩 부득이 불참을 통보하여 4명이서 아라뱃길을 산책하기로 하였다.
계양에서 검암까지 걷는동안 날씨도 겨울답지 않게 푹하다. 오랜만에 만나니 그동안 못한 정담을 나누는 두 누나들의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사진으로만 본 뱃길을 걷는 것은 처음인데 겨울의 풍치로는 볼거리가 별로이지만 한 구간 걷는 데는 무리가 없이 좋다.
걷는 중간 중간 각기 싸온 한라봉과 커피와 곶감, 홍삼정과, 비타민을 나눠 먹고, 우정을 돈독히 다지며 두 시간가량을 걸었다 호경 형이 직접 만든 묵주를 한 개씩 나눠 주셨는데 참으로 정성을 담뿍담은 묵주를 선물 받으니 신심이 절로 솟는 듯하다.
강변에는 오리와 원앙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헤엄을 치며 겨울의 오후를 즐기고 있다. 산책을 하는 우리들 곁으로는 수없이 많은 동호인들의 자전거 대열이 줄을 잇고 달린다. 간간 쿵작쿵작 옛 노래를 뿌리며 달아나는 아저씨들의 자전거가 흥을 더한다.
우리가 산책하는 강 건너편으로 '성황댕이산'이 마중을 하고 '아라폭포'와 '아라마루'를 지나면서 '쥐미지골'을 바라보며 걷는 중에 호경 형이 '새괴고개' 아랫동네의 파란 지붕을 가리키며 당신이 태어난 집이라 말씀하자마자 촌사람이구만이라며 깔깔 웃는 큰누나의 짓궂음이 모두를 웃게 하였다. 은남 누나도 지금 '용화사' 근처의 주안염전 가장자리에서 태어났다고 하고, 안나 누나도 양주 출신이라 하였는데 나 역시 수원 동문 밖에서 태어났으니 촌사람이라 서로 놀려봐야 거칠 것이 없더라.
'시천나루'에서 우리들의 산책은 끝이 나고 모처럼 주안으로 향하였다. 역주변의 식당에서 우럭과 광어 그리고 겨울철의 별미 숭어까지 푸짐하게 한 상 차려 놓고 주고받는 술잔에 불콰해지는 모습들이 오랜만에 정겹다. 권하는 술잔에 부딪는 우정들이 한껏 고조되었지만 그래 봐야 9시 통금에 아쉬움 잔뜩 안고 두 손을 흔들며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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