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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은남,민정누나,영일,호경형 그리고 나 본문
오늘은 반가운 분들을 만나는 날입니다. 30분 정도 일찍 약속 장소에 나갔습니다. '만남의 장소'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리고, 시간에 맞춰 북부역 광장에 가니 호경 형님께서 반가이 맞아주네요. 올해 초에 만나고 반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코로나가 반가운 얼굴들을 볼 수 있는 만남을 방해하고 있어 마음이 상합니다. 이어 민정누나가 웃는 얼굴로 등장합니다. 서로 악수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잠시 숨을 고르는데 건너편에 순백의 옷차림의 멋진 신사가 주위를 환히 밝히며 등장합니다. 영일 형님이군요. 페도라를 쓴 모습이 매우 잘 어울립니다. 멋진 품세는 덤이구요. 이어 우리의 보스 은남 누나의 등장으로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풀어놓을 횟집으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남해횟집은 규모가 있는 집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오기는 하지만 오늘은 제철 전어회도 안 되고 해삼도 없고 산낙지마저 없다며 추가 주문하는 것마다 없다고 하여 보스께서 만남의 장소 이전을 고려해 봐야겠다고 일침을 놓습니다. 오늘 모임에서는 2차 백신을 맞은 사람들포함 6명까지 이렇게 만나게 될 수 있어 다행으로 생각하면서, 코로나가 우리들의 일상을 불편하게 하는데 대한 이야기를 하며 대화의 물꼬를 풀어냈습니다.
어제 소주 3명하고 맥주 한 병을 마시고 오늘도 빨강 두꺼비를 열심히 잡고 계시는 영일 형님의 체력이 부럽던 날입니다. 보스 은남 누나도 빨강 두꺼비 잡는데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은남 누나는 맥주를 마시면 취기가 오른다는데 오늘은 의도적으로 취한 듯 보입니다. 믿음과 애정이 담긴 말씀을 하는데 아드님에 대한 걱정이 말 틈새에 묻어 나오고 있습니다. 술자리에서도 자식 걱정을 하고 있네요.. 여전히 긍정적인 안나 누나는 같이 나이 들어가는 처지에도 나를 보자마자 귀여워를 얘기하는 폼세가 고맙고 사랑스럽습니다.
얘기 중에 영일 형님에게 동석형의 장지가 어느 곳에 있는지 확인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두 달에 한 번 세 번째 목요일에 정기모임을 갖자며 "세목회"라 명명하였습니다. 무엇보다 기억하기 쉬워 좋지만 코로나의 상황이 하루빨리 끝나 부담 없이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참, 듬직한 선장님 호경 형! 4년 전 형님이 선물해 주신 오메가는 오늘도 제게 정확한 시간 개념을 알려 주느라 쉼 없이 흐르고 손수 깎아 만들어 주신 흑단 묵주는 책상 위에 걸어 놓고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시금석으로 제 할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한잔 술을 나누며 앞날의 희망보다는 이런 저런 추억을 되뇌는 모습은 이제 우리들도 어쩔 수 없이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코로나로 인한 강제 통금시간이 다가와 아쉬움을 남기고 헤어지지만 오랜 세월의 흐름이 지나도 우리들의 애틋함은 변함이 없고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해지는 도토리 같은 만남이 되기를 바람은 한결같습니다. 다음 세목회 정모 때 만나 뵙겠습니다. 은남 누나, 안나 누나 영일형, 호경 형.. 건강하세요 늘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202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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