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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a La Vida, 인생 만세! - Coldplay 본문
Viva La Vida, 인생 만세! - Coldplay
이 곡은 2008년 발매된 Coldplay 밴드의 4집 [Viva la Vida or Death and All His Friends] 수록곡으로 나온 지 꽤 된 노래다. 발매시기만 놓고 본다면 프론트맨 Chris Martin의 생일을 기념한 신곡 'Hypnotised'나, 그래미를 거머쥔 일렉트로니카 듀오 The Chainsmoker와의 첫 콜라보 싱글 'Something Just Like This'가 올랐을 법하다.
음악은 항상 시대 변화의 흐름을 탄다. 이날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인용한 날이다. 그런 역사적 사건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Coldplay의 9년 전 싱글이 검색어에 오른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 그것도 트렌드에 민감한 실시간 검색어에서 1위에 올랐다면 더욱 그렇다.
이 노래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가장 극적인 해석은 뭐니뭐니해도 프랑스 혁명과의 비유다. 최고권력자인 왕이었지만 단두대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루이 16세의 입장에서 쓰여졌다고 볼 만한 대목은 많다.
"한 때 세상을 지배했다(I used to rule the world)"는 첫 소절부터 그렇다. "말 한 마디면 바다가 솟아 오를 정도(Seas would rise when I gave the word)"로 그의 권세는 대단했다. 하지만 혁명 이후 "이제는 아침에 홀로 잠을 자고(Now in the morning I sleep alone)", "한 때 자신의 것이었던 거리를 쓰는 신세가 됐다(Sweep the streets I used to own)".
옛 왕이 죽었다며 새 왕에 만세를 외치는 대목은 프랑스 혁명에 대한 더욱 직접적인 비유로 볼 만하다. 물론 여기서 새 왕은 시민의 힘, 민주주의로 봐야 한다. 군중은 노래하고 왕은 그제서야 자신의 성이 모래 기둥 위에 서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혁명가들이 내 목이 잘리길 기다리고 있다는 대목은 이 노래가 프랑스혁명에 대한 비유라고 확신하게 만든다.
일단 창작자의 손을 떠난 예술작품에 대한 해석은 수용자의 몫이다. 누구도 해석을 강제할 수 없으며 그렇게 해서는 작품을 폭넓게 체험할 수 없다. Coldplay 조차 프랑스혁명을 노래했다고 단정짓지 않았다. 프랑스 혁명에 집착하지 않을 때, 이 노래의 종교적인 의미와 다양한 해석을 마주할 수 있다.
Martin의 말대로라면 이 노래는 두려움 또한 다루고 있다. "I know Saint Peter won't call my name"은 천국에 가지 못할까 걱정하는 노랫말이다. Saint Peter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성베드로를 말한다. 그는 천국의 문지기로 천국에 들어갈 자격이 있는 사람만 들여보내는 역할을 한다.
Martin은 Q매거진과 인터뷰에서 "인간이 삶을 마친 뒤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심판 받는다는 생각에 놀랍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사실 기독교만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Martin은 이런 헛된 믿음때문에 천국으로 가겠다며 테러를 하기도 하고, 타인에게 "영원한 저주"를 퍼붓기도 한다며 두렵다고 했다.
"예루살렘의 종소리와 로마 기병의 합창소리가 같이 들린다(I hear Jerusalem bells a ringing. Roman Cavalry choirs are singing)"는 가사는 종교와 문명의 충돌로 읽힌다. 프랑스혁명에 대한 비유라는 연장선에서 해석하자면 봉건세력과 혁명세력의 맞대결로 볼 수도 있다.
이 말은 스페인어로 "인생 만세"라는 뜻이다. Martin은 멕시코의 여류 화가 Frida Kahlo가 수박을 그린 정물화에 적은 문구에서 이 제목을 따왔다고 말했다. Martin은 Kahlo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인한 삶에 대한 의지와 긍정에 매료됐다고 한다.
Kahlo는 6살에 소아마비 판정을 받았고, 18살에는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해 평생 32번이나 척추수술을 받았다. 세번째 유산 뒤에는 남편 Diego Rivera가 여동생과 외도를 한 사실을 알게 돼 정신적으로도 고통 받았다.
그러면서도 삶과 예술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 괴저병으로 다리를 잘라야만 했던 그 때에도 Kahlo는 그림일기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발, 무엇때문에 그걸 원하나? 나에게는 날 수 있는 날개가 있는데" 노랫말 바깥의 맥락에서 쳐다보면 'Viva La Vida'는 어떻게든 인생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으로 와 닿는다.
Coldplay의 행보도 마찬가지로 다양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전자음악과 다양한 연결고리를 만들려는 밴드를 보면서 어떤 이들은 변절이라 할 테고, 또 다른 이들은 새로운 흐름을 만들려는 변신이라 할 것이다. 선택은 듣고 보는 사람들에게 달렸다. 글쓴이 박 효재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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