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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The Way - 패스트볼(Fastball) 본문

음악이야기/록,블루스,R&B

The Way - 패스트볼(Fastball)

김현관- 그루터기 2023. 3. 3. 10:51

https://youtu.be/X5jlTlUTWfQ

Fastball The Way (Official Video) www.fastballtheband.com

 

패스트볼(Fastball) / The Way

떠남의 의미

햇볕은 쨍쨍 내리쬐고 쌀쌀한 바람은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어느 여름날, 노부부는 짐을 싸서 떠나기를 결심합니다. 어디로 어떻게 가는지 모른 채 말이죠. 편안한 길을 걸으며 안락하게 살던 부부는 왜 갑자기 떠났을까요.

The Way는 미국 텍사스의 노부부 실종 기사를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노부부는 옆 동네 축제를 구경하러 간다고 말하며 사라졌습니다. 아내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었고, 남편은 뇌수술 후 회복 중이었죠. 기사를 접한 미국의 록 밴드 '패스트볼'은 부부가 몰래 도망가서 어디선가 멋진 휴가를 보낸다고 상상했습니다. 모든 의무와 책임을 내려놓고 무작정 떠나서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어디로 어떻게 인생이 흘러가는지 몰라도, 앞만 보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아이처럼 즐거워하는 노부부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인간은 휴가와 여행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먹고 쉬기 위함이 아닙니다. 현실에서 쌓인 갈등, 불안,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을 상쇄할 긍정적인 감정을 찾아 떠나는 거죠. 휴식은 집에서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집콕'에서 오는 긍정적인 감정은 제한적이죠. 그래서 집을 떠나면 개고생임을 알면서도 긍정적 감정을 단기간에 얻기 위해 익숙한 일상에서 떠납니다.

우리는 어딘가로 떠났을 때, 불편함에서 벗어나 잠시 낮선 나로 살면서, 놀이에서 오는 재미를 찾습니다. 새로운 것을 보면서 자신의 가치가 향상되는 것을 느끼며, 의미 있는 대상과 경험을 공유하고 끈끈한 관계를 만들게 됩니다. 더 나아가 평소의 삶과는 다른 삶 혹은 알고 있었으나 잊었던 삶을 보면서, 새로운 가치와 잣대로 자신의 삶을 측정하거나 현실과 거리를 두고 자신의 삶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게 됩니다.

떠남으로 제한적이거나 근시안적인 시야를 넓혀 세상의 '전반'을 폭넓고 자세하게 파악하며, 그렇게 파악해가는 '마음 챙김'을 경험합니다. '내가 그동안 이렇게 살아왔는데, 이런 부분은 이렇게 유지하고, 저런 부분은 저렇게 변해야겠구나!' 하고 깨닫는 거죠. 현실로 돌아와서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고, 자신의 삶을 관찰하고 의심하고 그래서 호기심이 생기고 나아가 삶이 변한다면 금상첨화겠죠. 그러면 지루하지 않은 삶을 살 수 있고, 무기력이나 우울은 발붙일 자리를 잃을 겁니다. 휴가와 여행이 재충전의 도구가 아니라 '자가 발전'의 계기가 되는 순간입니다. 멋진 여행을 하며 '에이, 이런 데서 살아야 하는데' 할 때, 멈칫하고 100만 가지 이유를 대며 다시 비루한 현실로 꾸역꾸역 돌아오는 것이 자발적인 선택이라고 직시할 수 있을 때, 좀 더 수준 높은 휴가와 여행이 가능할 것입니다.

텍사스 노부부는 사막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습니다. 떠남은 돌아올 곳이 있을 때 즐겁죠. 돌아올 곳을 마련해두지 않고 무모하게 출발하면, 대부분 비극적 결말을 맞게 됩니다.

코로나19로 나라가 뒤숭숭하고 경제가 좋지 않아서 휴가나 여행을 포기한 분들이 많습니다.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붐비는 곳은 피하고, 정해진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가까운 곳으로 잠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안전하게 쉼을 즐기는 여유도 필요합니다. 재충전은 재도약의 발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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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볼(Fastball)은 1994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결성된 3인조 락 밴드이다. 멤버는 베이스에 토니 스캘조(Tony Scalzo), 드럼에 조이 셔필드(Joey Shuffield) 그리고 기타에 마일즈 주니가(Miles Juniga)로 처음에는 밴드 이름을 스타 69(Star 69), 매그네토(Magneto), 매그네토 유에스에이(Magneto USA)와 같은 여러가지 이름을 시도했다가 헐리우드 레코드사와 계약 하면서 패스트볼(Fastball)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