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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Earth, Wind & Fire - September (Official HD Video) 본문

음악이야기/록,블루스,R&B

Earth, Wind & Fire - September (Official HD Video)

김현관- 그루터기 2023. 3. 3. 10:45

https://youtu.be/Gs069dndIYk

 

Earth, Wind & Fire - September (Official HD Video)

September의 전주는 전자기타 한 줄과 세 손가락 건반코드로 시작됩니다. 한 겹씩 화음이 쌓이다가 갑작스레 ‘꽈광' 하고 관악기 세션이 들어와 음계는 끝없는 우주로 팽창합니다. 단 여덟 마디 만에 일어나는 기적이죠. 모리스 화이트가 요란한 옷을 입고 엉덩이를 실룩거리다가 짝다리를 짚고 침을 뱉듯 “Do you remember(기억하나요)”라고 묻습니다. 역사에 길이 남을 노래의 첫 구절이죠. 고교 시절AFKN(현 AFN, 주한미군방송)에서 <September〉를 처음 들었습니다. 미국의 뮤직 댄스 프로그램인 '소울 트레인 Soul Tra에서 〈September>의 흑백 영상을 봤는데, 그때의 전율을잊을 수 없습니다. 그저 그런 디스코가 아니라 환상적인 예술이었으니까요.

〈September〉는 9월에 거리에서 자주 들리죠. 9월 21일의주제가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랑과 영혼의 울림에따라 노래를 부르던 “Do you remember, the 21st nightof September?(기억하나요, 9월 21일 밤 말이에요)”라는 노랫말 때문이죠. 사실 저는 이 곡의 노랫말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Ba de ya" 어쩌고저쩌고하는 후렴은 아무런 뜻이없고 리듬을 타기 위해 만들어진 흥얼거림이기 때문이죠.그럼에도 이 곡이 명곡 가운데 명곡인 이유는 매력적이고정확하게 부점 을 살리는 탁월한 연주에 있습니다. 그리고필립 베일리의 천사 같은 고음과 리듬을 잘 타는 가성이 빛을 발했죠.

<September〉는 수채화 같은 서정적 노래가 아니라 분명한 의도와 계획을 갖고 만들어진 '스튜디오 노래' 이며 여러 조각을 모아 짜깁기한 곡이죠. 노래를 만드는 데 한 달이걸렸다고 합니다. 따로 있던 존재들이 서로에게 잘 어울리는 짝을 찾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뜻이 없는 "Ba de ya"를 의미가 있는 가사로 대체하려고 했지만, 리듬을 살릴 수 있는 가사를 찾을 수 없었답니다. “the 21st"도 리듬에 가장 잘 맞아서 붙였다는군요.

。 附點, 음표나 쉼표의 오른쪽에 찍힌 점. 원래 길이에서 반만큼의 길이를더한다는 표시.녹음실에서 만들어진 음반.


제 아이들은 영화 <언터처블Untouchable>에서 <September〉를 알게 됐습니다. 기억나는 부분을 물어보니 “Ba de ya” “어쩌고저쩌고~"라고 하더군요. 안타깝게도 인간에게는 논리와 사고보다 감각과 감정이 우선입니다.

상위 1퍼센트 백만장자와 하위 1퍼센트 무일푼 백수가 만나 우정을 나누는 영화 <언터처블>에서처럼 진정한 우정도 결국 감각과 감정에서 비롯됩니다. '서로 비슷하다'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있는 그대로를 인정받는다'는 느낌이 동등한 관계라는 믿음을 주고, 함께 나누는 긍정적인 경험들이 마음의 방어벽을 허물죠. 아리스토텔레스는 “좋은 친구를 얻으려면 먼저 나 자신이 선한 사람이 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좋은 친구를 얻으려면 상대방의 자질도 평가해야 하지만 나도 친구로서 지녀야 할 자질을 갖춰야 하죠. 우정과 사랑은 서로 주고받는 것이니까요.

나 자신부터 좋은 친구의 조건을 가졌는지 확인해봅시다. 상대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능력, 정직함과 성실함, 책임감과 자신감, 보편적 인간에 대한 신뢰와 상대를 이해하고 도우려는 연민, 감정 표현의 자유로움, 편견과 고정관념을 떨치려는 노력, 온정을 실천하는 용기, 유머와 웃음. 이 여덟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는 건 쉽지 않습니다.

인간의 행복은 결국 감정의 경험으로 얻어지고, 그 경험의 대부분은 관계에서 옵니다. 부부의 사랑도 긴 시간을 거치며 우정과 닮아가죠. 인생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수록친구가 필요하지만, 친구 찾기는 더 힘들어집니다. 친구는나의 작품이죠.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좋은 친구를 만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때론 친구로 인해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고 살 만해집니다. 절친한 친구를 지켜주지 못한 저는 이 말을 할 자격이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