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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Take It Easy · Eagles 본문

음악이야기/록,블루스,R&B

Take It Easy · Eagles

김현관- 그루터기 2023. 3. 3. 10:55

https://youtu.be/s0ZZHNRHA2g

 

Take It Easy · Eagles

서두르지 말고 솔직하게

시간이 쏜살같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열심히 살았지만 투덜거리면서 같은 생활을 허겁지겁 반복했을 뿐입니다. 시작도 하지 못한 계획을 되뇌며 같은 후회를 되풀이합니다. 나이 들수록 세월은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는 걸까요? 목표를 이루려고 고군분투하느라 바빴다고 자신을 토닥이지만 핑계입니다. 사실 익숙한 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미루고 회피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제 흰 머리칼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노년에 가까워지고 있죠. 인생이 크게 변하거나 나아질 수 있다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엄청난 변화가 필요할 것 같지도 않고요. 그저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주변과 조화하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고 싶습니다. 해야 할 일들에 너무 쫓기지 않고 살려고 합니다. 서로 사랑하고 좋은 추억을 만들 시간도 부족하니까요.

그렇다고 인생을 무료하게 보내기를 원하는 건 아닙니다. 흑백인 인생을 컬러로 바꾸려면 천천히 변화를 주며 살아야 하죠. 하늘을 바라보기 위해 잠시 멈춰 서지는 못하더라도 느리게 걸으려고 노력합니다. 가족과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는 여유를 가지려면, 도태되거나 뒤처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며 불안에 떠는 마음을 다스려야 하죠. 불안은 학습된 습관입니다. 주변을 둘러보세요. 나이가 들면 몇몇을 제외하고는 다 엇비슷해집니다. 그러니 불안에 떨기보다 수긍하고 적응해야 합니다.

불안이 일상을 덮칠 때, '이글스'의 <Take It Easy>의 노랫말을 들어보세요. '이글스는 이런 말을 해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서두르지 말고 걱정하지 마. 조바심이 너를 미치게 만들지 마. 아직 웃을 수 있고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해야 해. 삶은 한 번 뿐이니까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은 넘기고, 머뭇거리지 말고 너의 삶을 살아야 해.'

〈Take It Easy〉의 앞부분은 <The Load Out and Stay〉로 사랑받는 잭슨 브라운이 유명해지기 전에 만들었습니다. 브라운이 사는 낡은 아파트 위층에는 '이글스'의 리더인 글렌 프레이가 살았는데, 프레이가 브라운의 노래를 듣고 ‘서두르지 말고 걱정하지 말자'는 내용의 후렴구를 썼죠. 그렇게 후닥닥 만들어진 <Take It Easy>는 전설이 된 '이글스'의 데뷔 앨범 《The Eagles》의 첫 수록곡이 되었습니다. 컨트리 록의 시초이기도 하지요.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고 말하는 사람은 대부분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들이 놓치고 있는 건 삶의 즐거움과 의미죠. 삶의 즐거움과 의미는 혼자 조용히 사색하는 시간과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 조화를 이룰 때 찾을 수 있습니다. 혼자만의 시간보다 소중한 사람과 즐거움을 나누는 시간을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상대방을 꾸준히 이해하고 배려해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소중한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의미 있는 삶의 전제 조건은 안정적이고 친밀한 관계이니까요.

소중한 사람과 마음을 잘 나누려면,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그들에게 힘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자신의 초라하고 연약한 모습도 가식 없이 보여주고 이해와 위로를 구해야 합니다. 신뢰는 나를 솔직히 드러내면서 쌓입니다. 서로를 믿을 수 있을 때 비로소 편안함과 즐거움을 나눌 수 있고, 시간은 천천히 흐르게 되고, 우리는 웃으며 더 정확하게 사랑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