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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위대한 것 / 위대한 개츠비 The Great Gatsby 본문
진정으로 위대한 것 / 위대한 개츠비 The Great Gatsby
知識 ,知慧 ,生活/배움-문학,철학사
2022-06-28 09:00:07
스콧 피츠제럴드F. Scott Fitzgerald, 1896~1940
진정으로 위대한 것
20세기 미국문학 시간에 단골로 읽히는 소설들 중 학생들에게 제일 인기 있는 작품은 단연 스콧 피츠제럴드F. Scott Fitzgerald, 1896~1940의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1925)입니다. 주제가 무겁지 않고 영어 문체가 비교적 쉬운 데다가, 무엇보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연애'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을 읽기 전에 나는 학생들에게 제목 속에 있는 '위대한'이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위대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이에 대해 학생들은 '자기를 희생하여 남에게 봉사하는 사람',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사람', '부, 명예, 권력에 개의치 않고 이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사람' 등 많은 의견을 내놓습니다. 그런 위대함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는가 물으면 학생들은 "물론”이라는 답을 서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작가인 피츠제럴드가 생각하는 개츠비의 '위대함'은 무엇일까요?
작품의 화자 닉 Nick은 중서부에서 뉴욕으로 와서 롱아일랜드 교외에 자그마한 집을 빌려 삽니다. 그의 이웃에는 거부라는 것 외에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는 개츠비 Jay Gatsby의 저택이 있고, 그곳에서는 주말마다 성대한 파티가 열립니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개츠비는 군대 시절 만났던 부잣집 딸 데이지Daisy와 결혼을 약속하나 그가 떠나간 동안에 그녀는 탐 뷰캐넌Tom Buchanan이라는 재벌과 결혼합니다. 개츠비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책에 확실히 설명되어 있지는 않지만 아마도 밀주업으로 돈을 벌어 큰 부자가 되어, 그녀의 집 가까이에 저택을 사들이고는 주말마다 파티를 열고 언젠가 데이지가 와서 다시 만나게 될 것을 꿈꿉니다.
개츠비는 자신의 이웃인 닉이 데이지와 육촌 관계라는 걸 알고 닉에게 데이지와의 재회를 주선해 줄 것을 부탁합니다. 5년 만에 데이지를 만난 개츠비는 그녀가 이제는 부자가 된 자신에게 돌아오리라는 것에 추호의 의심도 품지 않습니다. 결혼 생활에 무료함을 느낀 데이지도 개츠비의 출현을 환영합니다.
개츠비와 탐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데이지는 개츠비의 차를 운전하다가 탐의 정부를 치여 죽이고 달아납니다. 개츠비가 차를 몰았다고 생각한 그 여자의 남편은 개츠비를 찾아가 사살하고, 데이지는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남편과 여행을 떠납니다. 성황을 이루었던 개츠비의 파티와 달리 그의 장례식에는 닉 외에 겨우 한 명의 손님만이 참석합니다. 닉은 도덕성이 결여된 도시 생활에 환멸을 느끼고 다시 중서부의고향으로 돌아가지요.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을 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는 세상은 이전과 다릅니다. 이른 봄에 피어나는 꽃들이 이렇게 키가 작았었나,. 여름날 밤하늘에 이토록 별이 많았었나.. 어쩌면 사랑은 시력을 찾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연애 소설>이라는 영화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즉 사랑과 꿈을 잃어버린 세상은 아름다움을 보는 시력을 잃어버린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아름답던 장미가 괴기스럽게 보이고, 찬란하던 햇빛이 생경하고, 하늘조차 낯설어 보이는 이상한 세상입니다.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여자를 사랑한 개츠비의 종말은 그래서 더욱 비참하고 슬픕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위대한'이라는 형용사가 붙은 제목입니다. 줄거리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우리 학생들이 생각하는 '위대한 속성을 개츠비에게서 찾을 수 없습니다.
결국 그는 돈 때문에 떠나간 사랑을 돈으로 찾겠다는 단세포적 발상으로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재산을 축적한 부정 축재자였으며, 이미 흘러간 과거를 돌이킬 수 있다고 생각한 비현실적 몽상가였고, 사랑의 대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유아적 낭만주의자였을 뿐, 결코 '위대하다'고 할 수 없지요.
그러나 피츠제럴드는 책의 첫 부분에서 개츠비에게 '위대한'이란 수식어를 갖다 붙인 이유를 분명히 밝힙니다. 그것은 바로 아무리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아무리 미미해도 삶 속의 희망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 사랑에 실패해도 다시 사랑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능력, 즉 언제라도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낭만적 준비성, 그리고 삶의 경이로움을 느낄 줄 아는 능력이라고 설명하고 있지요.
1920년대 미국은 혼돈의 시대였습니다. 미래에 대한 이상을 찾는 '아메리칸 드림'이 순수함과 낭만을 잃어버리고 물질만능주의와 퇴폐주의로 타락해 가는 시대에 피츠제럴드는 개츠비의 꿈과 희망을 하나의 '위대함'으로 보았던 것입니다.
개츠비의 장례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이제는 아무도 없이 버려진 개츠비의 집을 찾은 닉은 말합니다.
그리하여 나는 거기 앉아 오랜 미지의 세계에 대해 생각에 잠기면서 개츠비가 데이지의 부두 끝에서 최초로 녹색 불빛을 찾아냈을 때의 그의 경이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이 푸른 잔디밭을 향해 머나먼 길을 온 것이었고, 그리고 그의 꿈은 너무 가까이 있어 놓치는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는 그 꿈이 이미 깨어져 버렸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도시 저쪽의 광막하게 어두운 어떤 곳으로 흘러가 버렸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개츠비의 이야기 이후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변한 것은 없습니다. 아니, 변하기는커녕 이리저리 삶의 횡포에 채이고 휘둘리면서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낭만을 얘기조차 하지 않습니다. 개츠비의 순진무구한 꿈에'위대한'이라는 형용사를 붙일 사람은 없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젊고 순수한 우리 학생들은 여전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위대함'을 꿈꿉니다. '돈과 권력, 영웅심에 연연하지 않고 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그런 위대함을 그리고 나는 그들의 그런 굳건한 믿음과 희망이야말로 진정 위대하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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