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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내게서 떠나 간 동네 친구들 본문
내게서 떠나 간 동네 친구들
사진 속의 동네 친구들!
1999년에 황망하게 세상을 떠난 유풍이,
그전에 이미 아르헨티나로 이민 간 종학이,
그나마 인천에 살고 있는 PBA의 마르티네스를 닮은 광덕이마저 소식이 끊어졌네.
남은 건 심장에 스텐트 박고 당뇨에 걸린 백수 하나일세.
시간이라는 게 언제 이렇게 지나갔는지 모르겠구먼..
# 제물포 자동차 매매단지 앞의 斷想 중에서
[중략] 젊은 날 수봉공원 중간의 묘지 주변과 도화시장 넘어가는 철로변과 후지카 공장 주변 으슥한 곳에서 늦은 저녁이면 강소주 한잔씩 하던 동네 친구들이 있었다. 부도난 수봉 관광호텔 자리에 살던 아르헨티나로 이민 간 종학이라는 친구와 검찰청 다니던 아버지의 뜻을 거른 채 호텔에서 요리를 배워 지금은 송도에 그럴듯한 레스토랑을 차린 친구, 그리고 노조위원장을 하다 세상을 떠나버린 친구도 있고, 시청 공무원 하는 친구에, 인천의 향토기업에 꾸준히 몸담고 사는 친구도 있다.
대학과 군대들 다녀오던 청년시절에는 종종 만나 등산도 다니며, 술도 한잔씩 하면서 곧잘 어울려 다녔는데, 직장을 다니면서 서서히 만남들이 뜨악해지고, 하나 둘 이 동네를 떠나고 난 뒤로는 1년에 한두 번씩 전화들만 하는 처지가 돼버리더니, 결국 친구가 죽었어도 찾아보지 못한 아주 남과 같은 관계가 되고 말았다.
한 친구의 졸업식날! 술 마셔도 좋다는 허락들을 받고 아주 작심들을 하며 독한 빼갈 과 소주들을 원 없이 부어댄 뒤 끝에 한 친구가 병원에 실려갔다. 술로 인한 후유증은 생각보다 오래가고 부모님들의 친구들에 대한 불신의 골은 매우 깊어 모두 그 동네를 떠나서도 함께 어울린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생각해 보니 어린 날의 치기로 인한 친구들과의 만남의 불편함이 서서히 누적되며 지금까지 이어져오지 않았나 싶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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