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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어떤 그리움 본문
어떤 그리움 / 원성 글.그림
'보고 싶다'
진실로 그렇게 마음 깊이
가슴 싸하게 느껴 본 적 있으신지요.
아마 없으시겠지요. 앞으로도 없으시겠지요.
하늘을 보고 허공을 보다가
누군가가 보고 싶어
그냥 굵은 눈물 방울이 땅바닥으로
뚝 뚝 떨어져 본 적이 있으신지요.
없으시겠지요.
없으실 거예요.
언제까지나 없으시길 바래요.
그건 너무나, 너무나...
***
아주 오래 전 L형님께서 이 책을 무심한 듯 툭 던져 주고 가셨다.
짧은 글들이기에 한숨에 비워내고 건넌방 책장 속 한 구석에 꽂아 두었던 원성스님의 시집 '풍경'..
그동안 숨이나 쉬고 있었는지, 미안함에 잠시 책장을 펼쳤는데
하필 이 글이 눈에 띌 게 뭐람..!
마지막 행의 "그건 너무나, 너무나..." 에서 숨이 끄윽 막히는 느낌이다.
이윽고 숨이 풀어지고 스님이 글을 쓰던 날의 마음에 동화되면서
하늘간 친구들의 얼굴이 순간에 떠 오르는데 하나하나 무채색일세..
그리고 그냥 한참을 서서 그리움을 곰삭였는데.
근래 왜 이런 글들이 눈에 띠고, 이런 감정이 잦아드는지.
새삼스럽지만 나이가 안개처럼 가슴에 가라앉고 있나 보다. 20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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