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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부부가 아침부터 10킬로를 뛰다니.. 본문
부부가 아침부터 10킬로를 뛰다니..
점심 무렵이 다 되어 가는데 큰아이가 사진 한 장을 보내왔는데 무언가 심상찮다. 밝은 녹색의 끈에 매달린 조각피자 반조각처럼 생긴 동메달을 하나는 목에 걸고 하나는 손에 쥔 모습인데 손과 메달만 덩그러니 찍힌 사진이라 '이게 뭐야' 라며 확대를 해 봤더니 '양천문화원' 주최 마라톤대회에서 획득한 메달들이었다. 애매한 사진에 황당해하던 차에 단박에 상황을 알 수 있는 사진 3장을 보내면서 부연설명을 하여 맥락을 이해하게 되었다.
"녀석 힘들텐데 이렇게 궁금증을 유발하는 센스를 보여 주는 것을 보니 이제 장년태가 슬슬 풍기네"
토요일 아침부터 단축마라톤 10킬로를 뛰고 나서 완주기념 메달을 받았다는데, 즐기던 자전거도 근래에는 별로 안 타던 아들과 며늘애가 뜬금없이 10킬로나 되는 길을 달려 완주를 하고 메달을 받았다는 게 대단하게 보인다.
아내가 훨씬 더 잘 뛰었다고 얘기하는 아들애가 힘들어 죽겠다며 푸념을 한다. 나역시 기고만장하고 팔팔하던 시절에 사내체육대회에서 천신만고끝에 5킬로를 뛰었는데 결승선에 도착하자마자 헛구역질까지 나오던 기억이 선연하고 일주일간 허벅지와 장딴지에 파스를 붙이고 절뚝이며 출근하느라 힘들었던 것을 알기에 큰애의 죽겠다는 말을 백번 공감하는 바이다.
아무튼 두 부부가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음을 사진 몇 장으로 확실히 보여 주고 있는 바 내 자식이지만 참 바람직하고 대견스럽다. 아기를 갖기 전에 꼭 부부가 함께 '정서진'부터 '낙동강 하구둑'까지 633킬로미터의 '자전거 국토대종주'의 꿈을 성취하였으면 좋겠다. 이 이야기는 이번 주 토요일 정말 악착같이 절약하면서 힘들게 장만한 두 아이의 집들이에 가서 덕담과 함께 넌즈시 운을 떼 봐야겠다.
"석민아 우연아.잘 살고 있어 고맙다.
새집에서 알콩달콩 늘 행복하려무나!"
202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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