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형과니의 삶

세림병원에서 본문

내 짦은 이야기

세림병원에서

김현관- 그루터기 2022. 12. 22. 15:27

세림병원에서

누가 친구 아니랄까  못난 짓 따라하나
홀로누운 병실에서
집 생각 자식 생각, 오만 생각 다하는
그 아린 짓을 왜 따라하나

술한잔에 고민담고,술 한잔이 돈이 되도
네 몸뚱이 바라보는 눈동자의 애닯음 보면
그리 험히 잔 기울이지 않을것을...

네 몰골 바라보니 그저 내 거울이라
훌쩍 십년 넘어 보는 비쩍 마른 하회탈에
까칠한 턱수염과 허청대는 걸음폼새
클로로포름 역한 내가 속 뒤집어도
링거병 걸린 징글맞은 수레 따라 수족이 묶였으니
멍하니 환한 창문밖만 내다보는
그를 따라 하는구나

현충원 친구가 널 내려보며
얘야 내 친구 아니랄까 저승까지 따르냐겠구나
친구따라 강남가니  이왕에 나도 따르라겠다

저승길 주막에서
나도 한 잔, 너도 한 잔, 그리고 또 너도 한 잔..
해장술도 좋고, 낮 술도 좋고,
아니 술은 친구와 먹어야 제 맛이지
"
~ 좋구나!"" 주모 여기 술 한 주전자 더 주소.."
닐리리 맘보 한 가락에 춤 사위 덩실
이승이나 저승이나 술 한잔이 그리 좋을까...

~ 아니 되겠다. 그건 너무 끔찍하구나
아무래도 난 고생살이 해도 이 곳이 좋다.
현충원 친구일랑 조금 더 누워 있으라 하고
지금은 날 따라 이 곳에서 살자
먼 훗날 넉넉하니 날 잡아
저승길 주막에서 셋이 한 잔 하자꾸나
그 날까진 이 곳에서 나랑같이 살자꾸나
고소한 생육회도 먹고 맛 난 소곱창도 사 줄께
그냥 이 곳에서 허허 살자

친구야...

2010 - 07 - 30    - 그루터기 -

* 입원한 친구 찾아 보니 몰골이 말이 아닌것이
3년전 내가 병원에 입원해 있던 꼴을 꼭 닮았다...미련한 것까지
나는 마취도 싫고 소독약도 싫고 병원의 냄새가 더욱 싫다. 제일 싫은게 링거액 걸린 수레이다....

 

'내 짦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포동에서  (0) 2022.12.22
세 월  (0) 2022.12.22
새벽빛  (1) 2022.12.22
사랑이란?  (0) 2022.12.22
봄맞이  (0) 2022.12.22